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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전역 선물 ‘승리투수’…심창민 “운수 좋은 날”
입력 2020-08-30 07:55 
심창민은 29일 고척 삼성-키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심창민(27·삼성)의 개인 통산 388번째 경기. 하지만 경험 많은 그도 떨렸던 ‘복귀전이었다. 팀이 이겼고 그는 승리투수가 됐으나 만족할 만한 투구가 아니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삼성은 29일 가진 고척 키움전에서 8회 이후 4점을 뽑으며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8회말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심창민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6회말에 2점, 7회말에 1점을 올리던 키움의 흐름을 끊었다.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했던 심창민은 27일 전역했다. 그리고 2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복귀 첫날부터 경기를 뛸 예정이었으나 대전 한화전이 우천으로 ‘노게임이 됐다. 복귀전은 하루 뒤 고척돔에서 펼쳐졌다.
투구수는 12개. 이정후(2루수 직선타), 에디슨 러셀(3루수 땅볼), 허정협(2루수 땅볼)을 차례로 아웃시켰다.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없었다.
허삼영 감독은 심창민을 편한 상황에 등판시킬 계획이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그래도 건재한 모습을 보이며 스스로 승리까지 수확했다”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결과보다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은 심창민이었다. 그는 KBO리그 경기가 오랜만이어서 긴장이 됐다. 너무 힘이 들어가서 몸이 좀 뜨는 기분이었다. 마치 신인 시절 같았다. 포수 (강)민호 형의 리드대로 변화구를 많이 던져 좋은 결과가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8.3%였다. 거의 절반 가까운 5개가 볼이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은 것도 마지막 타자 허정협을 상대할 때였다. 이정후, 러셀을 상대할 때 속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던지지 못하자, 곧바로 변화구(슬라이더 체인지업) 위주로 전략을 바꿨다.

심창민은 솔직히 내 경기력에 점수를 주기 민망하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던졌다. 결과만 좋았지, 불리한 카운트로 타자와 싸웠다. 이런 것도 야구의 한 부분이지만, 내게 운이 좋은 하루였다. 경기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이 하나가 있다. 무4사구. 그는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것만 만족스럽다. 동료들이 전역 선물로 승리를 선물해준 것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다시 배웠다는 심창민은 옛 생각도 많이 났다. 7년 만에 오승환과 승리를 합작했다. 그땐 ‘삼성 왕조 시절이었다.
심창민은 내 뒤에 바로 (오)승환이 형이 있어서 느낌이 조금 이상하더라. 그렇지만 역시 승환이 형이다. 역시 잘 막더라. (마흔 살이 다 됐는데) 늙지도 않는 것 같다. 몸은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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