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장마·폭염도 끄떡없죠"…억대 수익 버는 청년 농부의 비결은
입력 2020-08-26 09:13  | 수정 2020-08-26 09:53
20일 충청남도 예산 경량온실에서 만난 박세근 씨

유례없는 긴 장마와 35℃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우가 연이어 겹치면서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6차 산업의 선제 투자의 결실을 본 곳이 있다. 국내 처음으로 불소필름을 사용한 경량온실을 앞세워 과감하게 청년 농부의 길을 선택한 박세근(26·사진) 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 씨는 "빗물이나 보수 정비 등 유지비가 많이 드는 비닐온실 보다는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20년 동안 튼튼하게 유지되는 내구성과 ICT기술이 녹아든 첨단 설비를 갖춘 스마트팜이 차세대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며 "폭우와 폭염이 오가던 종잡을 수 없는 이번 여름철 장마 기후에도 상반기 토마토 수확을 무사히 마쳤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방문한 20일 충청남도 아산에 있는 박 씨의 스마트팜 내부는 특별한 피해는 찾아볼 수 없이 다음 작기를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올 여름 54일 이상 이어진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는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충분한 햇빛이 보장되지 못해 농산물 수확이 어려운 다른 농가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2년 전, 24세의 나이로 농사의 길에 뛰어든 그가 기대 이상의 첫 수확 결실을 안겨준 일등공신으로 스마트팜을 지목했다.
박 씨는 "재배부터 수확까지 스마트팜 내에서는 많은 부분이 자동으로 관리되는 부분이 있어 기존 방식대비 인건비 절감이 크다"며 "원격제어를 통해 적합한 물의 양과 영양분 공급, 일조량 조절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재배환경을 최적화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불소필름으로 제작한 그린플러스 스마트팜 전경. 전문 ICT기술을 활용해 원격 조정으로 물과 영양분을 비롯, 일조량, 습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박 씨는 시공사인 그린플러스의 청년 스마트팜 1호로 투자 초기부터 시공 완료 후 농사 재배까지 총괄적인 지원·관리를 받았다. 국내 압도적인 스마트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그린플러스는 최근 정부의 스마트팜산업 육성정책에 따른 우호적인 사업환경에 힘입어 스마트팜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농업의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 스마트팜을 통한 고수익 창출하고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신사업을 고심 중이다. 더욱이 이번 집중호우로 작물재배의 효율성은 물론 자연재해 안정성까지 입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농지 피해 비닐하우스는 4671건(8월 기준)에 달하지만 그린플러스의 시공 스마트팜은 침수 피해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당초 6611㎡(약 2000평)가 넘는 비닐온실로 시작하려 했던 박 씨를 스마트팜으로 이끈 것도 그린플러스 청년 프로젝트의 작품이다. 경량온실 스마트팜으로 인해 총 시설 면적은 절반 수준인 3300㎡(1000평)로 축소됐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수경재배 토경과 비교해 4배 이상 수확량이 늘어나고 당도와 품질이 균일하게 보장되면서 수익성 면에서 더 높은 가치를 얻게됐다는 설명이다. 업계 유일하게 불소필름을 장착한 그린플러스 스마트팜으로 빛 투과율이 향상돼 장마성 기후나 향후 겨울철에도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박 씨는 "2작기에는 10% 이상 산출량을 늘려 수익성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팜 특성상 원가율이 비슷하게 유지된다고 감안할 때 앞으로 연수익은 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정부는 스마트농업 혁신밸리 구축을 위해 4200억원을 투자하고 2022년까지 4개 지역에서 스마트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스마트팜 청년 농업인(39세 이하) 600명을 육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또한 청년농부(만 40세 미만)에게 최대 30억원까지 연 1% 이자를 제공하는 스마트팜종합자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