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코로나 악화 논란 두 혈압약 오히려 생존율 높여"
입력 2020-08-25 09:28  | 수정 2020-09-01 10:04

한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논란이 있었던 두 가지 혈압약이 오히려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두 혈압약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angiotensin receptor blocker)입니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대학 의대 심혈관질환 전문의 바실리오스 바실리오우 박사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총 2만8천872명이 대상이 된 19편의 관련 연구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어제(24일) 보도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고혈압으로 ACE 또는 ARB를 복용하는 코로나19 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증상이 악화돼 집중치료실로 옮겨지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고혈압이 아닌 당뇨병이나 신부전 등 다른 질환으로 ACE 또는 ARB를 복용하는 코로나19 환자도 중등도(severity)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부터 이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면 감염 후에도 계속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새로이 ACE나 ARB를 처방했을 때 증상이 개선된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연구팀은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영국 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의 닐레시 사마니 의료실 장은 분석 대상이 된 연구자료는 대조군이 설정된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앞서 고혈압 환자는 코로나19에서 잘 회복되지 않고 증상이 악화되며 이는 혈압약, 특히 ACE와 ARB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중국에서 나오면서 논란이 된 일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할 때 숙주 세포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이 두 혈압약은 ACE2 단백질을 증가시켜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혈압약은 오히려 코로나19 환자에게 폐의 염증을 진정시켜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ACE 억제제는 리시노프릴, 카프토프릴, 라미프릴 등 성분 이름이 '프릴'(-pril)로 끝나는 약이고 ARB는 로사르탄, 발사르탄, 칸데사르탄 등 성분 이름이 '사르탄'(sartan)으로 끝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동맥경화 전문지인 'Current Atherosclerosis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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