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받던 탈북자가 실종됐다가 2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탈북자의 부인은 남편이 경찰 조사 때 폭행을 당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늘(24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집을 나간 뒤 실종신고된 탈북자 출신의 30대 남성 A씨가 지난 21일 오후 2시 40분께 의정부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앞서 A씨와 사실혼 관계 부인인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의 폭행 후 실종된 저의 남편을 찾도록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탈북자 출신의 국회의원인 지성호 의원도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현재 이 청원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B씨가 제기한 경찰의 폭행 의혹은 지난달 16일 이들 부부의 가정폭력 사건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A씨를 체포해 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오후 11시 54분께 B씨는 "남편이 폭행한다"며 112에 신고했고, 1분 뒤에는 A씨가 112에 전화를 걸어 부부가 함께 필로폰 투약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출동해 집 안에 쓰러져 있던 B씨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A씨는 체포해 조사한 뒤 다음날 오전 8시께 석방했습니다.
A씨는 체포 과정에서 "왜 여자 말만 듣냐, 나도 맞았다" 등의 말을 하며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려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투신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A씨) 코피가 터졌고, 이때 경찰관의 얼굴도 가격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석방된 이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가서 마약 사실을 자수했으나 며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B씨는 자신의 남편이 체포돼 지구대에 간 뒤 수갑을 찬 채로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로 연행한 뒤에도 난동을 부려 제압하는 과정에서 또 코피가 났을 뿐 구타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지구대에 다녀간 지 한 달이 지나 해당 지구대 내부에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삭제된 상태여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