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거래 또 최대치 찍었다

◆ 부동산시장 혼란 ◆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지난달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서울 부동산 거래가 2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앞서 지난 6월 말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지난달에는 서초구와 마포구 부동산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21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난달 국내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 및 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는 2273건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국내 부동산 매매는 지난 6월 2090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는데, 지난달에는 183건 늘어나면서 또다시 최대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달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는 서울 지역에서 급증한 것이 특징이다. 6월 418건에서 570건으로 152건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분(183건)의 80%가량이 서울에 집중됐다. 6월에 가장 거래가 많았던 강남구는 49건에서 41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마포구가 18건에서 55건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고, 서초구도 16건에서 38건으로 거래가 급증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6월 23일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허가구역에서 벗어난 서초구와 강북의 한강변을 중심으로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국내 부동산 거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국회를 중심으로 외국인 부동산 취득세율을 최고 30%로 높이고, 양도소득세율은 최고 77%까지 높이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여당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기 방지 입법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9월 정기 국회에서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면 외국인 국내 부동산 투기 수요는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지난 10일 외국인 국내 부동산 양도소득세율과 취득세율을 인상하는 소득세법과 지방세법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에서는 외국인 양도소득세율은 기존 세율에 5% 추가 중과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소득세법 개정이 이뤄지면 3주택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은 내년 6월 이후 주택 매도 시 최고 77%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 지방세법 개정안은 외국인의 일반 주택 취득세율을 21~24%로, 고급 주택(수영장이 딸리거나 취득 당시 시가표준액이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등) 취득세율을 27~30%로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국세청이 지난 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이 국내 아파트를 사들인 금액은 총 7조6726억원, 취득 물량은 2만3167채에 달했다. 전체 거래금액 중 17.6%는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유입됐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중국인은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아파트 총 1만3573건을 사들이는 데 3조1691억원을 썼다.
실거주가 아니라 임대수익·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들어온 수요가 적지 않다. 외국인 취득 아파트의 32.7%(7569건)에는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았다. 3채 가운데 1채는 실거주가 아닌 임대 수입 또는 투자 목적인 셈이다. 2채 이상 사들인 다주택 외국인도 1036명(2주택 866명, 3주택 이상 170명)이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