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에서 최소 보증인원 조정 대신 답례품으로 과자를 준다네요."
때아닌 웨딩홀들의 '답례품 대란'에 예비부부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 조치로 인해 하객 50인 이상의 결혼식이 금지되면서 보통 200~300명에 달하는 최소 보증인원 채우기가 어려워지자 웨딩홀들은 대신 답례품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답례품의 질이 5만원대인 식비 대비 지나치게 저렴하고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비 부부 64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코로나 결혼준비 대책방'에선 지난 18일부터 웨딩홀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웨딩홀들이 계약을 맺을 때 미리 정한 최소 보증인원 조정 대신 답례품을 제공하겠다고 고객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 보증인원 조항에 따라 예비부부들은 계약 당시 정해진 인원보다 하객이 적게 와도 식비는 모두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위약금을 내지 않기 위해선 울며 겨자먹기로 답례품을 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답례품 대다수는 와인인데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와인이면 양반"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와인 외에도 치즈쿠기, 감자부각, 조미김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겠다는 웨딩홀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답례품조차 없이 도시락, 곰탕 등으로 대체한다는 웨딩홀 통보를 받았다"는 예비부부도 있다. 현재 예비부부들은 각 웨딩홀마다의 대응방안을 정리해 공유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 서울에서 결혼식이 예정된 양 모씨(30)도 "답례품으로 준다는 와인도 2만원대의 저렴한 물건이다. 무엇보다 하객에게 미안하고 웨딩홀 대처가 너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방역조치 강화 이후 예비부부들 불만이 쏟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약금 없이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최소 보증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예식업중앙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법적 강제력은 없어 수용 여부는 업체들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예비부부들은 웨딩홀 대책이 업체, 지점마다 제각각이라며 정부나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교통정리를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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