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혼합형펀드 `썰물`…반년만에 5천억 빠졌다
입력 2020-08-18 17:37 
자산 배분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혼합형 펀드에서 설정액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차이나 펀드, 브릭스 펀드 등 해외 투자 붐이 일면서 채권에 일부 투자해 안정성을 높인 혼합형 펀드가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타깃데이트펀드(TDF), 리츠 등 보다 발전된 형태의 안전자산이 소개되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혼합형 펀드는 8월 들어 설정액이 9조원 밑으로 떨어져 8조970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3월 초 9조5006억원에서 반년 만에 설정액이 5000억원 이상 줄었다. 2018년 말에는 설정액이 10조원을 웃돌았으나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채권 혼합형 펀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6년 6월까지 30조원대 규모를 유지하던 채권 혼합형 펀드 설정액은 4년 새 반 토막 나면서 올해 들어 1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투자 전략이 고도화되면서 단순히 주식·채권에 나눠 투자하는 전통적 분산 투자 방식의 혼합형 펀드가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일이 늘어난 데다 리츠, 인프라스트럭처 등 대체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단순히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는 1차원적 전략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또 혼합형 펀드보다 발전된 형태인 TDF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상당수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에는 올해 들어 약 5700억원이 유입됐다.
김민관 한화자산운용 상품전략팀장은 "일선 PB들도 혼합형 펀드를 권하기보다 다양한 자산 배분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며 "혼합형 펀드도 단순히 주식·채권에 나눠 투자하기보다 다양한 상품을 담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DF 등 대안 상품에는 자금 유입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 적용되는 법제화가 이뤄지면 보다 효과적으로 자산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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