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17일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미래통합당이 발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정당대표 대화를 제안했지만 통합당이 응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는 취지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최재성 정무수석은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갖고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로 개최한다는 합의에 따라 의제에 국한되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통합당이 불가하다고 밝혀 왔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지난 13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21일 회담을 개최하자며 초청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곧바로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회담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공식제안이 없었기 때문에 공식거절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격노했다"며 "최재성 정무수석이 공식제안했다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은 '아니 제안은 무슨 제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여야대표 대화) 성사가 안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21대 국회 들어서서 법사위원장 강탈, 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더니 이제와서 돌변해 '회담하자 '팔을 비틀고 있다"며 "힘으로 밀어붙이는데에 익숙해지더니 대화마저 강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대화 등 국회와의 소통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특히 지난 13일 최재성 수석이 "(정무수석으로서) 야당을 진심으로 대하겠다"며 "소통 아닌 대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지 일주일도 안돼 개최한 첫 기자브리핑에서 뒷통수를 친 것에 대해 분개하는 분위기다. 최근 부동산 정책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과정에서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여야협치 모색 실패를 야당탓으로 돌리려는 속셈 아니냐는 비판이다.[임성현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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