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합당, `애국가 작곡 안익태는 반역자` 주장 김원웅에 "즉각 사퇴" 맹공
입력 2020-08-16 14:20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 등을 거론하며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주장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이를 맹비난하며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언급한 내용이 국민화합을 선도하는지, 회원들의 뜻을 대표하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면서 "대한민국 독립운동 정신의 본산을 사유화하는 김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어제 김원웅의 발언은 좌파의 친일몰이가 지나치면 얼마나 자기 파괴적이 되는지 잘 보여준다"며 "(김 회장이) 임시정부 대통령을 역임하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강경했던, 그래서 일본과 수교까지 거부했던 이승만을 친일부역자로 몰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구를 포함한 독립운동 선열이 자랑스럽게 불렀던 애국가를 친일 노래로 매도했다"며 "독립노래를 친일노래로 둔갑시켜 결국 독립운동 자체를 비하해버린 것이다. 광복회장이 독립운동을 비하하고 순국선열들을 욕되게 하고 광복회의 뿌리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앞서 김원웅 광복회장은 전날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아무런 호칭 없이 '이승만'이라 지칭하며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주장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도 '민족반역자'로 매도하며, 애국가를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라고 폄훼했다.
그는 "친일반민족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며 파묘를 선동하는가 하면 "촛불혁명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김 회장의 기념사 대독을 듣고 자신이 준비했던 축사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에서 반박 연설을 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김일성 공산군대가 우리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던 군인과 국민들 중에는 일본군에 복무했던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그 공을 우리가 보면서 역사 앞에서 공과를 겸허히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복절 이 때에 역사의 한 시기의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돼야 한다는 시각으로 우리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하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허은아 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국민화합이 아닌 국민분열의 원흉"이라며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력은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라며 칭송하니, 이 기념사는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장 김여정의 입에서나 나올법한 메시지"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 민주당에 차고 넘치는 친일파 후손에 대해선 면죄부를 주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며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고 격분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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