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용인 우리제일교회 집단감염 왜?…"마스크 벗고 노래·식사"
입력 2020-08-14 12:32  | 수정 2020-08-21 13:04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우리제일교회에서 지난 나흘간 총 2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 교회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며 용인과 용인 외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추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용인 내 단일 집단에서의 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태여서 방역당국은 감염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 우리제일교회는 신도 수가 1천100명가량 되는 중견 교회로 독립건물을 갖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9일 예배에 참석한 400여명의 신도 가운데 30대 남성 1명이 예배 다음 날 기침 등 증상을 보인 뒤 검사를 받고 11일 처음으로 확진됐습니다.

또 함께 예배를 본 50대 여성 등 4명이 엊그제(12일)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어제(13일) 용인과 용인 외 지역 신도 7명이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어제(13일) 우리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가 12명(용인 8명, 타지역 4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밤사이 용인에서만 12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시흥·군포·화성 등지에서도 교회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오늘(14일) 오전 11시 현재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7명(용인 20명, 타지역 7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시 방역당국은 최초 확진자인 30대 남성이 성가대에서 활동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성가대 신도 68명을 우선적으로 검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12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56명은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시 방역당국은 예배 참석 신도 400명과 이들의 가족 모두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감염원인과 관련해 시 방역당국은 이 교회의 성가대와 교회 식당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최초 교회 확진자인 남성을 비롯해 확진자 일부가 성가대에 함께 활동한 것이 초기 역학조사에 나와 성가대 신도 60여명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며 "교회 측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는 현재 확인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회 측도 성가대에서 확진자가 나온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성가대에서도 신도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찬양했고, 찬양하는 동안은 마스크를 벗었지만, 찬양이 끝나면 다시 마스크를 쓰는 등 나름 조심한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확진자가 나와 신도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할 경우 대화를 할 때보다 바이러스가 좀 더 멀리 퍼질 수 있어 거리두기를 했음에도 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가대뿐 아니라 9일 예배 후 교회 식당에서 확진자를 포함한 교회 관계자들이 식사를 함께한 것도 감염원인 중 하나로 지적됩니다.

교회 측은 "전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난 2월부터 우리 교회에서는 식당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가 그날(9일) 처음으로 교회 주차요원들과 봉사자, 목사, 부목사, 집사들끼리 밥을 먹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너무 안타깝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 방역당국은 집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제일교회를 오는 28일까지 폐쇄 조치하고 지역 내 754개 종교시설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