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 해 농사 다 망쳤다"…침수된 집 치우고 논밭에 나가보니 '망연자실'
입력 2020-08-13 19:20  | 수정 2020-08-13 19:34
【 앵커멘트 】
어제 오늘(13일) 장마가 주춤하고 더웠죠.
그런데 내일부터 막바지 장맛비가 내리고 수도권과 강원영서, 충북에는 모레까지 많게는 200mm 이상의 폭우가 또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비 피해 복구도 안 된 곳이 많은데 걱정입니다.
특히 농가의 피해가 큰데요.
침수된 집부터 치우고 한숨 돌려 들판에 나가 본 농민들은 망연자실했습니다.
1년 농사를 다 망쳐 막막한 농민들을 정치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폭우 때 영산강 옆 들녘의 모습입니다.


비닐하우스 지붕만 남아있고, 주변에 흙탕물이 가득합니다.

물이 빠지고 난 비닐하우스 안은 처참합니다.

진흙투성이에 그나마 달린 멜론은 썩어서 뿌리째 뽑아내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뒀는데 고스란히 버려지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김삼채 / 멜론 피해 농가
- "어제 나와서 1동밖에 못 치웠어요. 11시까지…. 아침 새벽에 나와서…."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그나마 일손을 지원받은 곳은 사정이 낫지만, 이 외곽 쪽 비닐하우스는 아예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깨와 고추는 이미 썩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 인터뷰 : 정성모 / 전남 담양군 봉산면
- "몇억 원씩 들여서 시설 하우스 짓고, 이자에…. 나가지도 못하고 다 망한 것 아닙니까?"

아버지를 도우러 찾아온 아들은 직장마저 그만뒀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 인터뷰 : 윤상일 / 딸기 피해 농가
- "한 달 이상 걸릴 거 같아요. 그래서 말했어요. 어제 전화해서 '못 갈 거 같다' 도와 드리고 나중에 직장 다시 구하든가 해야죠."

농가 주택도 침수돼 이제서야 겨우 살림살이를 들어냈습니다.

가을에 심을 마늘 씨도 물에 젖었고, 양식으로 쓸 쌀도 버려야 합니다.

노인이 홀로 집안을 챙기느라 논밭은 신경 쓸 겨를도 없습니다.

▶ 인터뷰 : 한명래 / 전남 담양군 봉산면
- "집에만 시달려서 (논밭에) 가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살고 싶은 심정이 아니야."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여의도 면적의 96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되고, 2만 4천여 건의 시설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화면제공 : 정성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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