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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군단` 거느린 테슬라 주식분할…S&P500편입 앞두고 다우30편입설도
입력 2020-08-12 16:25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끄는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건이 사상 첫 유인유주선 탐사를 마치고 복귀한 것을 기념해 연설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영상 캡처. [영상 제공 =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판 청년 개미'들의 열광 속에 전세계 자동차기업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뉴욕 증시의 '대장주' 애플이 주식 분할을 발표해 주가가 급등했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테슬라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주가지수 편입을 앞둔 시점에서 주식 쪼개기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주식 분할은 '호재'로 통한다. 주식 분할 발표를 기점으로 월가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다우존스30산업 평균 지수에도 편입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분할 공고문과 이날 뉴욕증시 폐장 후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 흐름 [사진 출처 = 테슬라·구글]
11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자사 주식 1주를 5주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11%떨어진 1374.39달러에 마감했지만 주식 분할 소식이 전해지자 시간 외 거래에서 6.46% 올랐다.
회사는 오는 21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분할해 배분한 후 같은 달 31일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해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주식 분할로 기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4주씩을 더 가지게 되고 테슬라 기업 차원에서는 회사 주식 수가 이전보다 5배로 늘어나게 된다. 현지 경제매체 배런스는 분할 이후 주가는 현재 시세보다 80%가량 떨어진 300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주식을 분할하는 조치인 만큼 주주들의 평가 금액이나 기업 가치(시가총액)는 달라지지 않는다.
테슬라도 애플과 마찬가지로 자사 주식 거래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 주식을 쪼개면 보유 자금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이 보다 많이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달 말 애플은 자사 주식 1주를 4주로 나눈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오는 24일 배분한 후 같은 달 31일 조정된 가격에 거래 개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테슬라는 애플과 사정이 다르다. 테슬라는 S&P500지수 편입과 더불어 오는 9월 22일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있다. 애플은 뉴욕 증시 3대 대표 주가 지수('기술주 위주' 나스닥100·'대형주 위주' S&P500·'우량주 위주' 다우존스30)에 이미 편입됐지만 테슬라는 지난 달 들어서야 S&P500편입 조건을 갖추게 됐다. 현재 테슬라는 나스닥100에만 속해있다.
테슬라의 주식 분할 발표는 로빈후더(미국 주식 중개앱 로빈후드 사용자)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를 들썩이는 악동으로 등장한 로빈후더들은 특히 테슬라 주식을 집중 매수해왔다. 이들은 테슬라가 S&P500에 편입되는 경우 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지난 달 22일 테슬라 '2020년 2분기(4~6월) 실적'발표를 전후해 주식을 사들였다. 2분기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수에 나섰다. 11일을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로빈후더는 총 54만 2105명으로 이는 지난 달 22일(총 48만 6462명)보다 10%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올해 1월 1일(총 12만 112명)에 비하면 351%늘어난 숫자다. 레피니티브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 75%는 일론 머스크 CEO와 경영진,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로빈후더들의 테슬라 주식 집중 매수 등 투자 열기 속에 테슬라는 지난 달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전세계 자동차 업체 시총1위에 올랐다 [데이터 출처 = 구글·로빈 트랙·FactSet]
투자자들에게 주식 분할은 통상적으로 '호재'로 통했다. 해당 기업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나오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주식 분할이 S&P500 편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시가총액 가중치에 기반한 지수이기 때문에 주식 1개당 주가가 아니라 시가총액을 고려한다.
S&P500 편입을 결정하는 것은 'S&P다우존스 지수위원회'다. 위원회는 수치와 기타 부분을 나눠 평가한다. 우선 수치 기준으로는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서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증권거래소 혹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회사 증권이 거래 되어야하며 ▲GAAP기준 네 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야 하고 ▲시가 총액이 82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2010년 6월 상장) 기업으로서 22일 기준 시가 총액은 2951억 7200만 달러이고, 네 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객관적 수치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이밖에 기타 평가와 관련한 주요 고려 사항은 ▲미국 시장 대표성 ▲자금력과 회사 규모다.
테슬라가 실제로 S&P500지수에 편입되는 시점은 정해져있지 않다. 다만 S&P500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S&P다우존스 지수위원회'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분석가는 "위원회의 정기 모임 일정은 오는 9월 셋째주 금요일(9월 18일)이지만 테슬라의 지수 편입 여부는 어느 때나 결정될 수 있다"면서 "편입이 결정되면 보통 거래일 기준 5일 전에 동부시간 오후 5시 15분을 전후해 위원회가 회사에 알려주는 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11일 배런스는 테슬라가 S&P500외에 다우존스30에도 편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우존스30은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 가중치를 고려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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