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원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 집단 휴진이 오는 14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애초 12일 낮 12시까지 정부 측 개선안이 나오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날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안 등을 사실상 철회할 뜻이 없다고 발표함에 따라 의협 파업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해 실질적으로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보건의료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모멘텀으로 삼고자 한다"며 "아울러 지역가산제, 지역우수병원 지정 등의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조정관은 의대 정원 확대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6명인 데 반해 강원도는 18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인 9개 지역에 의사가 채 1명도 안 된다"며 "지방 의료인력 확충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보건의료발전 협의체를 통해 보건의료 현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의료계에 재차 제안했다. 정부는 협의체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확대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금주 중 첫 회의를 열고 대화를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협 입장은 강경하다. 의협은 이날 요양병원을 포함한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 등에 "14일 집단 휴진에 전공의뿐 아니라 분만, 응급, 투석, 입원환자, 중환자 담당의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교수와 전임의, 전문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외래 진료와 수술 일정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7일 하루 파업에 동참했던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도 현재 95%가량 14일 집단 휴진에 참여할 전망이다. 특히 전임의(임상강사)도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전국 전임의 869명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한 결과 80%가량인 734명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임상강사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김 조정관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휴진 계획이 있는 병원들의 신고를 받도록 했고 일정 비율 이상 휴진이 예상되는 경우 진료 개시 명령을 발동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필수 진료인 응급실과 중환자실 가동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병원협회와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25일까지 2주간 국민정책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idea.epeople.go.kr)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민신문고에 관련 민원이 5000건 이상 제기되는 등 국민 관심이 커지면서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설문 항목은 △지역별 의료 불균형 해소 방안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등 의사 수 확충 방안 △의료인력 파업에 대한 의견 등 총 5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서진우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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