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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요트원정대` 진구X장기하X최시원X송호준, 망망대해 위 `말잇못` 리얼 생존기
입력 2020-08-12 12: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망망대해 위 '리얼' 생존기가 TV 앞 시청자를 찾아온다.
MBC에브리원 '요트원정대'(연출 송지웅 외)는 모험을 꿈꿔왔던 네 남자가 요트를 타고 태평양 항해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식 예능 프로그램이다.
1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는 대한민국 최초 무기항 무원조로 홀로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요트원정대'의 중추로 활약한 김승진 선장과 함께 진구, 최시원, 장기하, 송호준이 참석했다.
'요트원정대' 연출을 맡은 송지웅 PD는 "프로그램 준비는 2년 넘게 소요됐다.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는 분들에 대한 서치 작업이 있었고, 진구, 장기하 등의 이야기를 듣고 섭외하게 됐다"고 멤버 캐스팅 과정을 소개했다. 송PD는 또 "SM엔터테인먼트 분들과의 친분으로 최시원이 모험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획안을 전달했는데 흔쾌히 응해줬다. 송호준은 다른 연예인의 성향을 갖고 있지 않아서 어울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속에서도 연령대가 비슷하니 잘 어우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캐스팅하게 됐다"면서 "선택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멤버들도 각자 출연 결심 계기를 소개했다. "선장님에 대한 무한 신뢰"라고 밝힌 진구는 "김승진이라는 인간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충격 받았다.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과 휴대폰도 엎어놓고 마음껏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가져갈 것이라 생각했고, 배움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감히 자원했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만나기 어려운 조합 아닌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은 형님, 선장님이라 흔쾌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내 성향이 안해본 경험은 되도록 해보고 싶어하는 성격이고, 과거 다른 여행 해봤을 때 대자연이 중심이 된 여행은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요트원정대'의 섭외를 받았을 때는 웬만해선 해보기 어려운 경험이고, 반드시 가봐야겠다는 확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송호준은 "방송을 많이 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처음에는 기대를 안 했는데 큰 바다로 나가고 싶었다. 흔치 않은 기회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승진 선장은 "개인적인 취지는 바다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바다를 보여준 것이었다. 사실 나도 즐거움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처음 맞이하는 거친 파도, 가혹한 환경에서 무너지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이후의 행복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일간 항해의 목표는 '모험' 그 자체였다. 김승진 선장은 "이번 항해의 목표는 현 시국이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 입국이 불가능했다. 목표로 잡은 것은 태평양에 가서 남십자섬을 관찰하고 돌아오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요트원정대'였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모험이었다. 요트 여행 아닌 생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구는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역시 멀미였다. 매일 파도의 높이가 달라서인지 오늘 적응했다 생각하면 내일 또 다른 멀미가 오고, 모레 다른 멀미가 왔다. 흔들림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잠자리도 어려움이 컸다. 눅눅해진 상태에서 마르지 않는데, 그 상태에서 더 젖어가면서 자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24시간 내내 딛고 있는 땅이 가만히 있는 일이 없다는 게 힘들었다 .상상만 했을 땐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었는데, 다녀오고 나니 땅이 안 움직이는 게 굉장히 감사하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송호준은 "대부분의 생활은 즐겼는데, 화장실 가는 게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큰 추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요트 경험 없는 이들과 모험을 떠난 점에 대해 김승진 선장은 "가장 힘들었던 점은 초보자들을 얼마나 빠르게 요트 생활에 적응시키느냐였다. 사람마다 적응 속도가 다른데 적응 속도를 빠르게 해주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잘 된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적응이 빨랐던 멤버는 장기하였다. 처음에 살짝 멀미를 하더니 생각보다 잘 적응했고, 송호준도 배를 많이 타봐서인지 적응을 잘 했다. 진구는 조금 시간이 걸린 편이었고, 막내(최시원)는 막내니까 열심히 잘 적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시원은 "나는 끝내 적응을 못 했다. 보면서도 놀라웠던 게, 기하형은 멀미를 한 번도 안 했다. 보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요트원정대' 경험 전과 후 달라진 점도 언급했다. 장기하는 "스스로 내가 모험을 즐기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다녀오니 지금까지 나는 모험을 안 해본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험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더라.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바다는, 가기 전에는 낭만적이고 로망의 대상이었는데, 다녀오고 나니 가치중립적 대상으로 바뀌었다. 저런 게 있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강한 존재"라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호준이형 요트에 얻어타는 정도로 다시 갈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트원정대'를 통해 얻게 된 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구는 "원래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의 더 큰 소중함을 얻어 간 여정이었다. 사람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취미도 좋아했었는데 그것들의 소중함을 더 느낄 수 있는 감사한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나 역시 감사함에 대해 배웠다"면서도 "좋은 기회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했을 때는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을 하자는 배움을 얻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장기하는 "배 타고 나서 부지런해졌다. 요리에 대한 재미가 생겼다. 혼자 살면서 점점 귀찮아져서 요리를 안 했는데, 바닥이 안 움직이니까 모든 게 귀찮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송호준은 "같이 다녀온 멤버 그리고 제작진에게 너무 고마웠다. 하나 될 수 있었던 경험이 소중했다. 또 고립과 단절이라는 게 취미고 옵션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세상에서 고립과 단절은 한달 정도는 꼭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요트원정대'를 추천하고 싶은 지인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승진 선장은 "원년멤버 그대로 가고 싶다는 게 나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손을 들었다. 하지만 출연진 모두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송호준은 '진구 최시원 장기하'를 추천했다. 장기하는 "나는 내 지인들을 많이 아끼기 때문에 섣불리 추천을 못 하겠다"며 주저했고, 최시원 역시 "추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구 역시 눈빛으로 '없음'을 강조했다.
제작발표회 말미, 장기하는 "데뷔 10년이 지났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촬영하는 동안에는 정말 새롭게 해보는 경험이 많아서, 카메라의 존재 자체를 잊은 순간이 많았다. 리얼리티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선 정말 리얼한 표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트원정대'는 오는 17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psyon@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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