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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탑골랩소디` 제영재 PD "TV→뉴미디어 전환기…답은 좋은 콘텐츠"
입력 2020-08-11 16:01 
긴 시간 '무한도전' PD로 대중에 익숙했던 제영재 PD는 '탑골랩소디'를 통해 '탑골PD'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제공|E채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티캐스트 계열 E채널 예능 프로그램 탑골랩소디:K팝도 통역이 될까요?(이하 탑골랩소디)의 메가폰을 잡은 제영재 PD는 지난 수년간 무한도전(MBC) PD로 시청자에 익숙한 이름이었다. 무한도전(이하 무도) 초창기부터 김태호 PD와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며 주로 2인자 박명수를 전담 마크하다 보니 무도 팬들 사이엔 2인자 PD, 제영재피지 등의 애칭으로도 불렸다.
2017년 YG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긴 뒤 JTBC 착하게 살자를 연출해 호평 받은 제PD는 올해 초 티캐스트로 이적, E채널을 통해 탑골랩소디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탁월한 기획, 연출력을 입증했다. 십수년간 국민예능으로 군림한 무한도전의 아성에는 미칠 바 못 되지만 탑골랩소디가 프로그램을 접한 시청자 사이엔 핫 예능으로 부상한 만큼 그에게는 탑골 PD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가 생기게 됐다.
제PD는 "오랜만에, 거의 2년 만에 한 프로그램라 설레는 게 컸다. 처음 입사한 것처럼 설레기도 하고, 이런저런 변수로 인해 힘들기도 했고, 2년 사이에 방송업계가 많이 바뀐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제PD의 말처럼, 그의 프로그램 연출 공백기이던 지난 2년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로운 시장의 공습으로 2010년대 이후 지상파-케이블-종편으로 세분화 됐던 방송가의 패러다임 자체에 변화가 펼쳐진 시간이었다. 기성 방송사를 넘어 넷플릭스, 왓쳐 등 굴지의 OTT 업체가 국경 초월 시장 공략에 나서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뉴미디어 시대가 펼쳐지면서 방송가 PD들은 정답이 없는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그로 인해 TV 시청률 0~1%대의 굴욕이 이제는 더이상 남 얘기가 아닌 시대가 된 것. 탑골랩소디 역시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지만 엄연히 TV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률이라는 풀기 어려운 숙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TV 앞으로 시청자를 데려오는 것 자체가 저를 포함한 모든 PD들의 고민이에요. 기존의 잘 되던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패턴도 달라진 것 같고요. 과거엔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의 잔향이 꽤 오래 갔는데, 요즘은 불과 3~4개월 전 프로그램도 오래 된 것 같은 느낌이죠. 이미 TV를 떠난 시청자를 다시 데려올 수 있을 지. 사실 의문이죠."
지상파, 제작사, 케이블 채널을 두루 거친 제영재 PD는 "시청률의 답은 결국 좋은 콘텐츠에 있다"고 말했다. 제공|E채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답은 콘텐츠의 힘이라는 게 현 시점 제PD가 내린 결론이다. 그가 몸 담은 E채널의 경우, 지상파나 종편처럼 전국적으로 동일한 채널 번호를 부여받은 건 아니라 채널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성공의 관건은 "좋은 콘텐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인들도 유튜브로 탑골랩소디를 접한 뒤 TV로 보겠다며 몇 번에서 하느냐고 묻는데, 사는 지역마다 채널 번호가 다르다 보니 설명해주기에 한계가 있었어요. 그런 점은 다소 아쉽지만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다 보면 분명 시청자들이 E채널을 찾아 와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탑골랩소디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E채널에서는 현재 중장년층의 찐 로맨스를 그린 사랑의 재개발을 비롯해 하하 김종민 장동민 등 79년생 내로라하는 방송인들이 뭉친 찐한친구가 호평 속 방영되고 있으며, 박세리 남현희 이재영-이다영 자매 등 여성 스포츠스타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노는언니가 8월 방영을 시작해 화제다. 각 프로그램 모두 입소문을 타고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어 치열한 예능가 E채널의 급부상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탑골랩소디 역시 시즌2 제작을 염두하고 있다. 방영 당시보다 종영 이후 유튜브를 통해 뒤늦게 프로그램을 접한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진 점은 다소 아쉽지만, 뒤늦게나마 쏟아지고 있는 스포트라이트가 큰 만큼 제PD 역시 시즌2 요청엔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제PD는 "시즌1 준비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포맷이 바뀐 만큼, 시즌2 역시 상황을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조금 더 오디션 부분에 초점을 맞춰 서바이벌한 느낌을 살려 가려는 생각"이라고 방향성을 소개했다.
"시즌1은 병렬적으로 구성하다 보니 음악 경연 프로그램임에도 불구, 쫄깃하게 보는 예능적 재미는 다소 부족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처럼 하다 보면 출연자 개개인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더 보여줄 수 있으니 그런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곡을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출연자들이 번안해서 곡을 해석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곡의 수도 조절해서 선보일 계획이에요. K팝을 사랑하고 가수를 꿈꾸는 외국인 여러분들, 미리미리 준비해놓으시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겁니다.(웃음)"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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