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기업 판타지오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에 접어들고 있다. 현 이사진과 인수자 측간 경영권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정한 정관변경안이 부결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판타지오는 임시주주총회을 개최한 결과 정족수 부족으로 정관변경안이 부결됐다고 공시했다. 주식발행총수 7270만3943주의 약 38.11%에 해당하는 2676만4443주의 주주가 참여해 기권한 30주를 제외한 2676만4413주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찬성표는 하나도 없었다.
당초 임시주총은 박해선 판타지오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을 바로 빼앗길 우려가 있어 정관변경 안건으로 임의 변경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판타지오는 중국계 최대주주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가 엘앤에이홀딩스 외 5인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7일 최대주주가 엘앤에이홀딩스로 변경됐다.
이후 엘앤에이홀딩스는 이사진을 전원 교체하고 이사회를 장악할 예정이었으나 기존 박해선 대표가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소송전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임시주총 역시 경영권 분쟁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여겨졌으나 일단은 주주들이 최대주주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박 대표는 아이스타글로벌, 와이앤지컴퍼니 등을 대상으로 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밸뷰1호 투자조합를 대상으로 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특히 아이스타글로벌의 장익구 대표는 한 때 박 대표와 같이 판타지오 경영에 관여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증자와 CB는 오는 19일과 10월 30일에 각각 납입을 앞두고 있으며, CB 가운데 50%는 이사회가 지정하는 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이 붙어있어 실제 주금 납입 여부 및 향후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한편 판타지오는 배우, 가수 등의 매니지먼트 및 음반 제작 등을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워너원의 옹성우, 차은우가 소속된 아스트로, 위키미키 등의 아티스트가 소속돼있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