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KBS는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도 앞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KBS는 그동안 주로 낮 뉴스 시간대와 각종 뉴스특보 등에 수어 통역을 제공해왔지만,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 중 최초로 메인 뉴스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했다. ‘뉴스9은 KBS의 간판뉴스일 뿐 아니라 국내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부동의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선제적인 수어 통역 제공은 장애인 권익 향상에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그동안 소수자 권익 보호를 공영방송 최우선 가치 중 하나로 삼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KBS는 1·2TV 통틀어 2020년 상반기 기준 전체 방송의 12.9%가량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방송 분량의 5%를 수어방송으로 편성·제작하도록 한 장애인 방송접근권 고시의 의무 비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TV의 경우 2020년 상반기 기준 21.9%의 장애인 수어방송 비율을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아도 KBS 1·2TV 통틀어 2018년 6.3%, 2019년 8.9%에 이어 올해 상반기 4%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S는 기상·재난·감염병 발생 및 남북 정상회담 등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뉴스특보를 방송하면서 특정 시청 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주간과 야간 시간대 가리지 않고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KBS는 그동안 청각장애인들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TV 화면의 제약성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특징을 가진 메인 뉴스에서는 수어 통역 제공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스마트 수어방송 서비스 확대와 수어 통역 수상기 개발 등 기술적 발전 상황에 맞춰 장애인 권익 향상을 위한 점진적인 서비스 확대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국가 인권위원회가 지난 5월 청각장애인 시청자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해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하도록 권고한 데 따라 KBS는 내부 논의를 거듭한 끝에 이번과 같이 전향적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인권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외부 여건에 맞춰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청 층을 아우르는 공영 방송사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KBS는 장애인 방송접근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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