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메디톡스- 대웅제약 `보톡스 분쟁` 예비판결문 공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달 6일(미국 현지시간) 예비판정을 내린데 이어 한달만인 6일(한국시간 7일 오전) 예비판결문을 공개했다. 앞서 ITC 행정판사는 예비판결을 통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대웅이 미국에서 판매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10년간 수입금지토록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7일 ITC 예비판결문이 공개되자 패소했던 대웅제약은 "판결 내용이 편향과 왜곡의 극치"라며 크게 반발했다. ITC 예비판결문은 영업비밀과 관련된 내용이 삭제된 형태로 ITC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판결문은 "메디톡스 균주 일부가 언제, 어떻게 절취됐는지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또한 "메디톡스에서 근무했던 이모 박사가 대웅제약을 위해 영업비밀을 유용했는지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대웅측은 "이럼에도 불구하고 행정판사는 '두 제조사 균주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유사하고, 토양에서 균주를 채취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의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는 메디톡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대웅측은 행정판사가 "두 제조사 균주의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유사하고, 토양에서 균주를 채취했다는 주장의 신빙성이 낮아보인다"는 메디톡스측 일방 주장을 토대로 영업비밀 유용을 추론해 결정내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디톡스 균주 역시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니어서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메디톡스가 영업비밀로 주장하는 'Hall A Hyper' 균주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업체가 보유하고 있어, 메디톡스도 무료로 획득한 데다가 새로운 것이 없는 공정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ITC 판사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에 균주 공정간에 일부 유사점이 존재하고 대웅의 제조 공정 개발 과정에 대한 문서 기록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또한 대웅측이 제조 공정을 빠르게 개발했다는 점 등도 영업비밀이 도용됐다는 사실을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예비판결은 명확한 사실과 과학적 증거를 통해 내려진 결론"이라며 "이를 통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인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음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돼 ITC가 10년간 수입금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예비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오는 11월 최종판결을 기다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예비판결 직후인 지난달 19일 ITC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