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CATL 유럽공습에 K배터리 `긴장`
입력 2020-08-07 11:33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의 유럽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일찍이 공격적인 투자로 현지에 공장을 세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와 CATL간 배터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다임러그룹은 중국 CATL과 배터리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임러는 이날 "중국 CATL과 배터리 파트너십을 강화, 벤츠 전기차 주행거리를 700km로 높일 수 있는 배터리팩을 공급받을 것"이라며 "또한 CATL과의 파트너십은 다양한 배터리 기술 연구가 포함돼 향후 주행거리를 늘리는 R&D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벤츠는 내년 출시되는 주행거리 700km의 전기차 세단 '이큐에스'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하게 된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 배터리 업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다임러그룹은 그동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 받았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다임러그룹이 CATL과 맺은 계약은 향후 다임러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장착시 신규 물량을 배정할 때 CATL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로서는 뼈아픈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CATL의 유럽 공략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CATL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기술력 또한 빠르게 끌어올려왔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미 "CATL의 기술력이 한국 배터리 업계를 거의 따라 잡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CATL은 이미 '100만 마일 배터리(반 영구 배터리)' 개발을 끝냈다고 발표한바 있으며, 올해 9월 테슬라와 함께 이같은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ATL은 착실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 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2위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은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라인을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올해초부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 순위가 빠르게 오른 것도 이처럼 유럽 시장 확대를 예견하고 현지에 생산기지를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CATL은 한국보다 뒤늦게 유럽 시장에 뛰어들은 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기지를 짓고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물량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독일 트럭 업체 트레일러 다이나믹스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전기 상용차 시장에도 발을 들여놨다. CATL은 2023년부터 출시되는 트레일러 다이나믹스의 첫 전기트럭에 배터리를 제공하게 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탄탄한 시장을 바탕으로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던 CATL은 올해 들어 유럽 지역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뒤쳐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며 "이를 되찾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만큼 유럽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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