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도 전셋값마저 `들썩`…전세매물 사실상 씨가 말라
입력 2020-08-06 17:43  | 수정 2020-08-06 20:02
◆ 부동산대책 후폭풍 ◆
"30평대 전세 물건은 하나도 없어요. 다른 평형도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전세가 부르는 게 값이에요."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앞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실제로 전용면적 69~94㎡대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었다. 전용 114㎡는 전세 매물이 몇 개 있었지만 호가가 무려 25억원이었다. 지난 6월 말 같은 평형 전세 매물이 22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반도 안 돼 3억원이나 뛰었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차법이 시행되자 타지에 살던 집주인들이 상당수 돌아와 입주하겠다는 분위기"라며 "새 전세 매물이 별로 없는데 그나마 반전세·월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법 개정안이 시행된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전셋값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 전세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고 계약 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새 계약 때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집주인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면서 임대 물량 자체도 없어지고 있다.
서울에선 교통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편리하고 학군 수요가 튼튼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무섭다. 전세 매물이 거의 없는 가운데 가끔 나온 매물이 예전보다 급등한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강남권에선 양천구 목동과 마포구, 성동구 등에서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목동 신시가지 2단지 전용 95㎡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7억원 초반에 세입자들이 입주했지만 지금은 8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등 강북권 주요 단지도 전셋값이 올라가는 분위기다.
서울 전셋값이 폭등하자 경기도 등으로 밀려나는 전세난민도 발생해 해당 지역 전셋값까지 상승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하남(0.57%) 광명(0.55%) 용인(0.55%) 과천(0.47%) 수원(0.44%) 등의 전셋값이 이번 주에도 급등하면서 경기도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했다. 문제는 앞으로 전세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임대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당분간 전세를 중심으로 국내 주택 임대차 시장이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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