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윤희숙 "실제 살고 있는 집에 중과세하는 나라 한국뿐"
입력 2020-08-04 21:22  | 수정 2020-08-11 21:37

"부동산값은 정부가 잘못해서 올려놓고 '집값 올랐으니 세금 더 내라'고 하는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최근 5분 명연설로 대중의 찬사를 받은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4일 매일경제와 만나 "실제 사는 1주택자에 대해서도 세금을 올리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집 1채만 가진 사람들에게도 정부는 값이 올랐으니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소득이 늘어난 게 아니다. 기존 소득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월급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하자는 거냐"며 "사실상 '집 팔고 이사가라'는 건데 이런 정부는, 실제 사는 집에 중과세를 하는 나라는 아무데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담세 능력을 고려하는 게 조세 정책의 아주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걸 아주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임대료로 생활하는 고령층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전세계 노인들은 주로 평생 근로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몇 채 사서 임대 시장에 공급하곤 한다. 그리고 그 임대료를 받아서 살아간다"며 "며칠전에 33년 일했다는 자영업자 아주머니가 그랬듯 이게 왜 죄냐"고 반문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부동산 세법에 대해서도 "(정부 여당이) 싱가포르 모델이라는데 거기는 취득세는 높지만 양도소득세가 없다"고 짚었다. 윤 의원은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은 계속 국민 1% 돈을 걷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며 "국민 1%도 기본권이 있다. 이건 굉장히 폭력적인 이야기"라고 우려했다. 관련 법이 실제 국민 1%에게만 적용되는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자가 2017년 33만명, 2019년 51만명으로 불과 2년 만에 55%나 늘어났다"며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1% 밖에 안되는 국민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소리를 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국민 갈등을 키운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정부 정책의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 발표된 정책들은 임대인을 굉장히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이 어렵다고 하면 좋은 집에서 오래 안정적으로 살 수 있고 도와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임대인 기분을 상하게 하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진다"며 "일부로 부작용을 키우는 측면이 있는 듯 하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최근 연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은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부동산) 시장이 답답한 것에 대해서 누군가 뚜렷하게 표시하고 대변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시장의 답답함을 해결하는) 역할을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미안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5분 연설을 반박하며 '전세제도가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돼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 "먼 훗날 전세가 다 없어지니까 지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A상태(전세 제도)에서 B상태(제도 소멸)로 어떻게 고통을 줄여가며 정책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숙 의원은 유동성이 풍부해져 집값이 오르는 것이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아파트 값이 수직상승했다. 이는 유동성 때문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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