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태릉·용산·상암 등에 총 13만 가구 공급…첫날부터 과천·서울시 반발 혼란
입력 2020-08-04 16:39  | 수정 2020-08-04 16:40

정부가 태릉골프장과 용산 캠프킴(미군기지),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등 도심 유휴용지와 공공 참여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울 및 수도권에 2028년까지 총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 발표 직후 서울시·과천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격 반발하고 나서 '졸속 대책'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유휴용지 주변 주민들까지 반발하고 있어 사업 추진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대책은 지난 2018년 9·21대책과 12·19대책, 작년 5·7대책, 올해 5·6대책에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5번째로 발표되는 주택공급대책이자 23번째 부동산대책이다. 앞서 발표된 공급대책과 달리 이번 대책은 서울 지역 공급에 무게를 실었다는 게 특징이다.
주택공급 방식은 크게 도심 유휴부지 활용과 공공이 참여한 정비사업 고밀개발 두 갈래다. 정부는 우선 △태릉골프장(1만가구) △용산 캠프킴(3100가구) △정부 과천청사 일대(4000가구)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이전부지(1000가구) △마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2000가구) 등 군부지, 국공유지 등을 중소 규모 신규택지로 조성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공공재건축 제도를 도입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를 전제로 재건축 단지가 공공임대나 공공분양 주택을 기부채납하면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밖에 △정비예정구역 및 해제구역의 공공 재개발을 통해 2만가구 △3기 신도시 등 현재 조성중인 수도권 택지의 용적률 상향을 통해 2만가구, △강남·노원 등 노후 영구임대아파트 재건축 등을 통해 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3시간여만에 서울시가 브리핑을 자처해 정면으로 정책 내용을 폄하하고 나서 향후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날 오후 별도 브리핑에서 "공공재건축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느냐라는 실무적인 퀘스천(의문)이 있다. 애초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35층으로 돼 있는 서울시내 주택 층수제한 규제도 완화해주지 않을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종천 과천시장(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청사 유휴부지 제외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집값 상승 불안감을 잠재우기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기존 발표된 공공재개발사업이 진척이 없는 가운데 공공재건축 공급 계획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주택시장 안정효과는 제한적이며 당장 입주물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집값과 전세값을 잡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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