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신풍제약 등 일부 바이오테마주들의 가격이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증시 폭락기에 삼성전자를 포함해 우량주를 저가매수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동학개미'들이 이제는 대출을 통해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고빈도 매매를 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과거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실패를 부른 고질병인 '투기성' 묻지마 투자가 다시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었던 올 3월 개인거래대금 상위 1~5위는 KODEX200선물인버스2X(24조원), KODEX레버리지(17조7443억원), 삼성전자(15조9388억원), 씨젠(14조9016억원), 셀트리온(6조5644억원) 등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당시 개인들은 시장전체에 베팅을 하거나 종목을 선택할 경우 삼성전자, 셀트리온,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시가총액이 큰 대형우량주들을 매매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펜데믹이 많이 해소된 7월의 경우 거래 상위종목에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이오 및 진단키트주, 지수 ETF가 포함됐다. 신풍제약이 15조8184억원이었고 씨젠이 15조3186억원, KODEX200선물인버스2배 ETF가 8조 6326억원, SK바이오팜이 8조2347억원이었다.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거래대금은 7조5000억원, 카카오는 7조4000억원으로 제약 및 진단키트주에 훨씬 못 미쳤다. 7월 한달간 신풍제약은 128%, 씨젠 130%, 랩지노믹스 142%, 신일제약 123% 등 해당 업종들이 큰 폭으로 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단기시세차익을 겨냥해 공격적 매수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신용거래융자 금액 역시 7월31일 14조325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안전성과 기업 펀더멘털을 믿고 투자하던 개인투자자 성향이 대출을 통해 고변동성의 고밸류에이션 주식에 고빈도매매를 하는 위험한 투자로 변질된 것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의 중심을 뒀지만 테마주를 중심으로 급등종목이 양산되자 대박을 노리는 성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두 종목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투자결정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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