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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개는 훌륭하다` 보호자 놓치기 싫어 사나워진 폭군 `봉구`는 다시 착한 개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20-08-04 00:3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새롬 객원기자]
몸이 아팠던 보호자를 2년이나 기다린 고민견 봉구의 사연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는 뉴이스트 JR과 아론이 견학생이 등장해 고민견 봉구를 만나봤다.
이날의 고민견 봉구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하고 사납게 짖는 잭 러셀 테리어 믹스로, 엄마 보호자가 봉구를 입양하게 된 계기는 딸의 권유 때문이었다. 딸은 "엄마가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외로워해서 강아지 한 마리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엄마 보호자는 "처음에 굉장히 예쁘고 귀여웠다"고 말했다. 딸은 "봉구 때문에 엄마가 많이 웃는다. 우울증이 있었는데 좀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엄마 보호자는 "쓰다듬고 있으면 따뜻하고 그 느낌이 좋다"며 "옆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며 봉구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뉴이스트 JR과 아론은 "문제가 없어보인다"며 의아해했다.

이어 봉구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엄마와 딸 보호자는 "사람에게 험하게 한다"며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물어뜯으려고 하고 가족들에게도 조그만 행동만 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물고 짖는다"고 설명했다. 봉구의 이런 행동에 동네에서 사나운 개로 소문났다고. 실제로 봉구는 가슴줄을 차는 도중 다가가려고 했던 제작진에게 바로 공격성을 보였다. 봉구는 이빨과 발톱까지 세우며 사납게 짖음을 멈추지 않았다. 봉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간식을 줬지만 간식을 다 먹자마자 바로 공격성을 다시 보였다.
봉구가 공격성을 보인 건 언제부터였을까. 딸 보호자는 "엄마가 2년 반 전쯤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오래 있어야 했다"며 "봉구가 어쩔수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때부터 공격성이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봉구는 엄마 보호자의 퇴원 이후 그를 물기 시작했다. 엄마 보호자는 실외 배변하는 봉구를 위해 하루에 3번이나 산책을 한다. 산책 후 발을 닦아줘야 하는데 발을 닦을 때마다 항상 물리니까 조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산책 후 발을 닿아주던 봉구에게 엄마 보호자는 또 한 번 물렸다.
딸 보호자는 "솔직히 마냥 예쁘지는 않다. 엄마를 무니까 밉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식구니까 어디 보내지도 못하고 저희가 케어하려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둘째와 첫째 아이도 해코지할까봐 혹시 모르는 일이니 그게 무서워서 잘 못 오게 되더라"고 털어놨따. 엄마 보호자는 엄마를 위로해 주던 다시 에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오길 원했다. "사납지 않고 착하고 예쁜 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딸 보호자는 "엄마를 절대 물지 않고 아이들하고도 잘 지내고 사람들한테도 온순하게 대할 수 있는 강아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형욱은 "우선 영상을 보니까 사람에게 달려들고 해도 사람을 좋아하는 모습들이 보였다"며 "발 닦을 때도 배를 뒤집어 보이는 행동은 그 상황을 모면하려는 최선의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어떤 친구들은 보호자를 지키려고 할 때 보호자에게 경고성 물음이나 짖음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봉구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 엄마 보호자 주변에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봉구에게 인지시키는 것. 이경규와 뉴이스트가 이어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이 들어선 후 봉구를 지켜보던 강형욱은 "꼬리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규가 봉구를 향해 팔을 벌리며 움직이자마자 봉구는 사납게 짖기 시작했다. 이경규는 간식을 던져줬고 봉구는 이를 잘 먹었다. '앉아'라고 하는 이경규에게 강형욱은 "최대한 예쁘게 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이스트 멤버들이 주는 간식도 잘 받아먹던 봉구를 지켜보던 강형욱은 뭔가를 인식했다. 강형욱은 이경규에게 "이렇게 낯선 사람이 친절하게 해준 적 있는지 물어보라"고 요청했다.
강형욱의 예상이 적중했다. 봉구는 갑자기 아론에 다가가 그의 몸을 탐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론은 잔뜩 긴장해 두 손을 들었다. 봉구는 이어 옆에 앉은 JR에게도 다가갔다. 이를 지켜보는 보호자들과 강형욱은 모두 긴장했다. 강형욱은 "그거 되게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꼬리를 보면 아주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꼬리"라고 설명했다.
봉구는 이어 JR에게 마운팅을 하기 시작�사. 마운팅이란 사람 팔다리를 잡고 올라타 엉덩이를 들썩이는 행동. 강형욱은 "이게 성적인 의미는 절대 아니고 기분이 좀 좋으면 저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친구라고 느낄 때 저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며 "지금 재가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구는 계속해서 JR을 �는 등 곁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게 있긴 한데 거친 사람만 많이 만나본 것 같다"고 말했다. 봉구의 마운팅을 거부하면 공격성을 보였다고. 강형욱은 JR과 아론에게 "일어나서 현관까지 왔다갔다 해보라"고 요청했다. 봉구는 JR을 따라다니며 좋아했다. 강형욱도 "종현씨는 타고난 뭔가가 있나"라며 봉구의 모습에 신기해했다.
강형욱은 "지금 봉구는 엄마를 지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구는 지금 4살로 보호자와 지낸 지도 4년 째다. 봉구가 한 살 정도 됐을 때는 성격은 예민한 정도였지만 공격성은 없었다고. 강형욱이 "엄마 보호자가 병원에 오래 있었다고 들었다"고 이야기를 꺼내자 보호자는 2년 정도 병원 생활을 했다고 답했다. 그동안 딸 보호자가 잠깐씩 밥은 챙겨줬지만 봉구는 거의 집에서 혼자 지냈던 것.
강형욱은 "퇴원하고 돌아오시니 봉구가 조금 더 예민해져 있었냐"고 물었다. 엄마 보호자가 "그럼요"라고 답하자 강형욱은 "딱 엄마를 지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이어 "봉구가 엄마 보호자를 무는 이유 중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어, 움직이지 마'라는 식으로 깨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엄마 보호자가 병원에 다닐 때 봉구가 혼자 있으니 아주 힘들었을 것"이라며 "엄마 보호자가 돌아왔을 때 다시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보호자는 "자신을 물었던 행동이 외로워서 했던 행동이라는 게 너무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강형욱은 "개들은 주인이 자기를 버렸다고 못 느낀다. 그런 개념이 없다"며 "버려진 게 아니고 내가 주인을 놓쳤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봉구와 같은 반려견들이 보호자의 아픈 모습이나 불편한 모습을 보면 불안함에 지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봉구가 할 수 있는 건 주변에 누구도 못 오게 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엄마 보호자는 "부엌에 찌개나 국을 올려놨을 때 불을 끈다고 급하게 나가면 봉구가 쫓아와서 다리를 문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그 상황을 재연해보라고 요청했다. 봉구는 눈치를 살피다 빠르게 쫓아나갔고, 엄마 보호자가 빠르게 움직이자 공격성을 보였다. 엄마 보호자가 빠르게 달려 나가자 봉구는 보호자를 결국 물어버렸다.
강형욱은 이어서 또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아이들이 박치기를 놀이처럼 인식하듯 봉구는 무는 행동을 놀이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라 말했다. 4살 봉구는 사람 나이로는 30대 중반. 봉구의 물이 놀이는 어렸을 때 끝냈어야 하는 행동인데, 어릴 적 보호자 없이 지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엄마 보호자를 향해 입질을 했던 것 모두 사회성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였던 것.
이어 봉구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산책훈련에 나섰다. 봉구는 이번에도 JR에 다가가 매달리며 좋아했다. 강형욱은 "대체 뭘 뿌리고 온거냐"고 물었고 JR은 "향수같은 건 안 쓴다"며 봉구를 쓰다듬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이런 식으로 좋고 친절한 사람들 만나면 앞으로 짖을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모자를 쓴 채 수상하게 나타난 이경규를 만나자 봉구는 사납게 짖으며 달려들었다. 강형욱은 "너무 리얼하게 하면 어떡하냐"며 당황해했다. 봉구는 등까지 돌려버렸다. 이경규가 다시 친절하게 다가왔지만 봉구는 여전히 공격성을 내보였다. 급기야 아예 뒤를 돈 채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때 아론과 JR이 다가오자 봉구는 다시 그들에게 다가가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이경규가 다시 등장하자 봉구는 JR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이경규를 향해 사납게 짖었다. 이경규가 다시 간식을 내밀며 친절하게 다가가도 봉구는 JR에게만 집중한 채 이경규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봉구는 '기다리기 훈련'에도 성공했다. 강형욱은 "개들이 '기다려'를 되게 힘들어한다"며 "좀이 쑤시기도 하고 또 하나는 보호자가 언제 돌아오는지 몰라서 그런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봉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다림을 많이 해왔다. 그래서 엄마가 어딘가로 뛰어가면 더이상 놓치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며 "깨무는 것도 '어디가는 거야. 그러지마. 언제까지 기다리면 돼?'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좋아하는 누군가나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건 지루함을 참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아마 봉구는 꽤 오래 기다렸을 것"이라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보호자는 "그랬을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형욱은 "다시 너의 곁으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확신이 되면 보호자의 어떤 행동에도 자릴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 이후 봉구는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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