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월 D램값 올들어 첫 하락…삼성 SK하이닉스 `긴장`
입력 2020-07-31 16:29  | 수정 2020-08-07 16:37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 증가로 상승세를 보여온 D램 가격이 7월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올 3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에 따라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서버와 PC 수요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공급망 차질을 우려해 D램 수요 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적정 공급 수준을 유지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탑재되는 범용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7월 고정거래가는 3.13달러로 전월(3.31달러) 대비 5.44% 하락했다. 기업 간 거래 표준가로 반도체 경기의 주표 지표가 되는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한 것은 작년 10월 이후 9개월만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지속했던 서버용 D램(DDR4 RIDMM 32GB) 가격도 전월 대비 6.39% 하락한 134달러를 기록했다.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서버용 D램의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급 차질을 우려해 재고를 충분히 축적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구매 속도가 7월부터 본격적으로 둔화됐고, 전반적인 D램 시장이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USB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128Gb MLC)의 7월 고정거래가는 4.39달러로 6.2% 하락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수요가 즐어든 탓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치며 D램 가격이 하락했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고 수준이 높은 서버 D램 등을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공급 과잉 상태가 가격 하락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시작된 메모리 가격 조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전무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D램 가격 변곡점이 언제 나타날지 현시점에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일시적인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가격이 올하반기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바일 시장 회복과 제조사 설비투자 위축으로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작년 수준의 급락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가하는 클라우드 수요 서버용 D램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지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수요 공급의 업·다운 조정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 추세는 견조하고 코로나19 2차 대유행 등 외부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없다면 짧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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