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 2분기 6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전기차 배터리가 흑자 전환하며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나선지 25년,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지 20년만에 거둔 쾌거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5%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9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8.2%에 달해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순이익은 4191억원으로 399.9%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부문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던 전지부문은 올 2분기 매출 2조8230억원에 영업이익 1555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 친환경 정책 확대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고 북미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공급이 증가한 덕분이다. 테슬라에 주로 납품하는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도 크게 늘었다. 3분기에도 이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내부 효율성 제고와 차별화된 역량 강화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며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수율 정상화와 고정비 절감으로 구조적인 이익창출 기반을 마련한 게 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날 실적 공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고객의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 원통형 전지 적용 전기차 판매 증가, 소형쪽 IT기기 수요 확대 등으로 전지사업 전체로 볼 때 2분기 대비 25% 이상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며 "연간 전체로 약 13조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 3조3128억원과 영업이익 4347억원,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매출 7892억원과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 1603억원에 영업이익 141억원, 자회사인 팜한농은 매출 1778억원에 영업이익 116억원을 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7.17% 상승한 56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현 기자 /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