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아직 괜찮다'는 인식을 보이며 긴급사태를 선언을 비롯한 비상 대응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오늘(30일) NHK의 집계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전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264명 늘었습니다. 누적 확진자는 3만4천220명에 달했습니다.
앞서 세운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이 981명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감염 확산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한 셈입니다.
요일별 편차를 고려해 주 단위로 확진자 수를 비교하더라도 최근 1주일 신규 확진자는 6천200여명으로 직전 1주일 신규 확진자(4천200여명)보다 2천명 정도가 많습니다.
앞서 긴급사태를 발령했던 기간 중 가장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던 4월 중순에는 일주일에 신규 확진자가 3천명대 중반이었습니다.
긴급사태가 선언돼 있던 49일 동안 일본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약 240명이었는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하루 평균 9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 증가를 기준으로 본 감염 확산 속도는 긴급사태 때의 4배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늘(30일)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긴급사태를 다시 발령해 사회·경제활동은 전면적으로 축소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에 대체로 하루 두 자릿수 증가에 그치던 확진자가 이달 들어 급증하면서 긴급사태에 관한 질문을 여러 차례 있었으나 스가 관방장관은 '다시 발령할 상황은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는 확진자 다수가 젊고 고령 확진자나 중증 환자가 적은 점 등을 고려하면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오늘(30일) 회견에서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이른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이달 22일부터 시행하는 등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서라도 내수 경기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감염이 다시 확산할 당시에는 도쿄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어제(29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37개 도도부현에서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간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던 이와테(岩手)현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열도 전역에서 감염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오늘(30일) 수도 도쿄도(東京都)에서는 신규 확진자 367명이 확인됐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23일 366명이 그간 최다였는데 1주일 만에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