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준은 이날 "급격한 경기하강 이후에 경제활동과 고용이 최근 회복이 일부 됐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 3월 15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를 인하한 바 있다. 대공황 이후 최저 수준 금리다.
연준 발표는 코로나19 사태가 갑자기 개선되지 않는 한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기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이 광범위한 활동에 참여해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까지 완전한 회복이 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또 한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등 9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6개월 연장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 3월 이들 9개국 중앙은행과 9월 30일을 만료 시점으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 조치로 계약 효력이 내년 3월 31일까지 연장됐다. 연준은 한국 등 6개국과는 각각 600억달러, 덴마크 등 3개국과는 각각 300억 달러 규모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통화스와프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할 때 까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스와프 계약이 내년 4월 이후에도 상당기간 더 연장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에서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6개월 연장 조치가 나올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연준이 위기 극복을 위해 글로벌 협력까지 필요함을 강조한 셈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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