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택배 박스부터 빌딩 크기에 육박하는 초중량물 모듈 기자재까지 무엇이든 운송해 드립니다."
30일 CJ대한통운이 아부다비의 국영석유건설공사 NPCC의 모듈 가공공장에서 제작한 약 2만8천톤의 초중량물 기자재 66개를 성공적으로 운송 및 선적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코끼리 4600마리와 맞먹는 무게 2만8000톤 기자재를 레고처럼 조립해 운송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 UAE 법인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NPCC와 계약체결을 통해 모듈 가공공장 내 초중량물 운송 및 선적을 담당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조달된 물자를 하역해 운송하는 작업은 물론, 새롭게 조립된 초중량물 기자재를 모듈 가공공장에서 바지선까지 안전하게 운송 및 선적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듈 가공공장에서 바지선까지의 거리는 5km 내외로 거리가 아주 짧다. 하지만 1천톤이 넘어가는 초중량물 기자재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역량은 물론 철저한 사전 검토와 기술인력이 요구된다.
모듈화는 최근 플랜트 건설 EPC(설계·조달·시공) 시장의 트렌드로 무게만 수십만톤에 달하는 대형 플랜트의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용되는 공법이다. 플랜트 기자재를 레고 블록처럼 여러 개의 모듈로 나눠 전 세계에서 건조해 운송하고, 공사현장 근처의 모듈 가공공장에서 조립해 공사현장까지 다시 운송하는 건설형태이다.
특히 가장 어려웠던 기자재는 석유 및 천연가스 채취를 위해 시추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규모의 해양 석유 플랫폼의 메인 덱(Main Deck) 2기였다. 무게만 1,047톤에 달했으며, 길이 50m, 폭 17m, 높이 18m 크기의 초중량물 기자재였다. 이외에도 무게 450톤, 길이 21.4m, 폭 13.5m, 높이 26m를 넘는 거대 오프쇼어 재킷(Offshore Jacket, 해양 석유 플랫폼의 하부 구조물) 등 다양한 형태와 무게의 초중량물 기자재를 성공적으로 운송했다.
안전하게 운송을 진행하기 위해 육상 중량물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SPMT) 60축 이상이 사용됐다. 모듈 트랜스포터는 한축당 4개의 타이어가 달려있으며 30~40톤 가량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웬만한 빌딩 크기와 맞먹는 초중량물의 무게 밸런스를 맞춰 배에 선적하는 것은 물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초중량물 프로젝트 물류 수행과정에서 축적한 CJ대한통운의 경험과 각종 노하우가 총 동원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은 40개 국가, 155개 도시 277개 해외거점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SPMT를 포함한 다수의 핵심 자가장비 운영과 글로벌 패밀리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프로젝트 물류산업를 선도하고 'CJ Logistics'의 'K-물류'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초중량물 프로젝트 운송을 통해 아랍에미리트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 2011년 한국전력공사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물류 계약을 체결해, 총 무게 100만톤 이상의 원전 건설 기자재에 대한 해상운송, 수입통관, 중량물 운송 등 물류 전 과정을 전담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르파 담수발전 플랜트, 루와이스 정유공장 등 다수의 중량물 프로젝트 물류를 수행하고 있으며, M&A를 통해 인수한 글로벌 패밀리사 CJ ICM과의 협업을 통해 중동, 중앙 아시아에서의 물류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김기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