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외국계사도 강남아파트 투자…여당은 대책 마련
입력 2020-07-28 16:25 

부동산투자 전문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한 강남아파트펀드에 미국계 부동산회사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지난달 전국 건축물 거래량은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2090건을 기록하면서 외국인에 의한 주택 가격 상승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제 외국 기관투자자도 강남아파트 매수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대책 사각지대로 꼽히는 외국인과 사모펀드 등의 부동산 투기를 규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46가구 아파트 펀드(이지스 제 371호)에는 안젤로고든이 주요 펀드가입자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젤로고든 외 나머지 펀드가입자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다.
안젤로고든은 그동안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큰 딜들을 많이 성사시킨 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로 주로 건물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용도변경으로 가치를 상승시키는 전략을 많이 쓴다. 해외 연기금과 금융회사를 주요 투자처로 두고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딜은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 사옥을 마스턴투자운용과 손잡고 2400억원에 매입해 호텔과 리테일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였다. 오피스 투자를 주로 하던 안젤로고든이 이지스 제371호에 들어간 이유는 강남의 나홀로아파트도 리모델링하면 대형 오피스 리모델링 이상의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안젤로고든 등 기관투자자들을 모아 펀드를 설정했으나 지난주 리모델링 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펀드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모펀드가 강남아파트 투기에 동원된다는 여론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금융·부동산 분리'를 들고 나오며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미 안젤로고든 외 펀드 투자자에게 펀드 해산에 대한 동의를 받았으며 이번주 수익자총회에서 해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 부동산 구입현황을 분석한 후 해외사례까지 검토해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김태년 원내대표의)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같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최근 외국인의 주택 거래가 크게 늘어나 시장 불안의 한 원인이 되고 있으며 내국인과의 역차별 논란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이어 "외국인이 우리 부동산 투자에 매우 제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라며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전체적인 투기 수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7·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일부에서는 규제 사각지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시세 차익 가능성"이라며 "아직 괄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자칫 부동산 대책에 균열 가하고 내국인 역차별할 우려는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모펀드나 제2금융권을 활용해 부동산 대량 매입 시도하는 사례도 적발된다. 사모펀드 포함한 법인의 세율도 크게 인상됐으나 투기 세력이 우회 상황을 도모하는 건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대책 세우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일선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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