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노총 탈퇴한 두 노조위원장의 고언 "임단협에 매몰된 노동운동은 시대역행"
입력 2020-07-26 16:30  | 수정 2020-07-26 16:31
이충재 통합공무원노조위원장

"운동에 치우쳐 자기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 이기주의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규직 대기업 위주의 임금 투쟁에 머물고 있다." 민주노총을 탈퇴한 전국통합공무원노조 이충재 위원장의 진단이다.
민주노총이 올해로 100만 노조원을 달성해 제1노총으로 등극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책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운동 방식이 80년대식 투쟁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위원장이 직까지 내걸었지만 결국 부결되고만 사회적 합의가 대표적이다. 최근 그런 민주노총에 회의를 느끼고 독자노선을 걷는 조합들이 늘고 있다.
이충재 전국통합공무원노조 위원장은 2015년 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를 탈퇴하고 나와 전국통합공무원 노조를 만들었다. 이 위원장은 "당시 민노총은 정치투쟁에 쏠려있다"며 "당시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나왔다"고 답했다.
향후 노조의 모습에 대해서는 "사회 공동체를 위한 노조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노동운동은 임단협 투쟁으로 편협한 운동에 치우쳐져 있다"며 "자기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다. 노조는 국민들 함께 같이 살자를 표방해야 하고 그래야 지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근 한국은행 노조위원장
최근 민주노총 탈퇴를 결의한 김영근 한국은행 노조 위원장은 "노조란 살아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사회가 바뀌었고 구성원들은 젊어졌다. 하지만 지금 기성노조의 지도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조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사태라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특히 고용은 현 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운 변곡점에 와 있다고 판단된다. 노동조합은 변화를 주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지 발목을 잡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만큼 노조도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달러를 넘긴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문턱 앞에 섰고, 도약하지 못하면 주저 앉게 된다"며 "노동자와 회사가 이 흐름에 어떻게 잘 적응하냐가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른다. 단순히 임금을 많이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사 모두 생산성 측면에서도, 삶의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는데 양보나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공멸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사회 변화가 빨라지고 저성장에 진입할수록 저숙련 노동자부터 도태되기 마련인데, 마냥 임금을 올려달라 할게 아니라 사회전체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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