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스크 대란 끝나니 이번엔 `수돗물 필터` 대란
입력 2020-07-26 09:45  | 수정 2020-08-02 10:07
바디럽 퓨어썸 필터 샤워기 품절 안내. [사진 출처 = 블랭크코퍼레이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자 샤워기와 싱크대 정수 필터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일명 '수돗물 포비아'가 퍼지면서 유충을 거를 수 있는 필터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올 상반기 마스크 대란과 같은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바디럽에 따르면 현재 '퓨어썸 필터 샤워기'는 모두 품절 상태다. 이달 14일 인천 서구의 한 가정집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후 판매량이 급증한 탓이다. 세면대용과 주방용핸드타입 필터도 모두 품절됐다.
바디럽 측은 "수돗물 이슈로 주문이 급증,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밤 12시까지 출고 작업을 하고 있으나 많은 물량에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다음주부터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13~20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판매하는 정수 필터 제품 '휘아 바른샤워기' 판매량도 전월 동기간대비 2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에서도 샤워?수도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간대비 48% 증가했다. 특히 유충 신고가 가장 많았던 인천지역 매출은 265%나 뛰었다.

샤워기와 주방 정수 필터는 향균와 해충 방제 기능은 없지만 수돗물 속 유충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업자들이 제품을 사재기해 온라인상에서 가격을 올려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오픈마켓에서 바디럽 '퓨어썸 샤워기+퓨어필터 1박스(3개입)'는 최대 11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는 기존 가격(4만3900원)보다 2.5배 가량 비싼 금액이다.
바디럽 측은 일부 개인 판매자들이 퓨어썸 샤워 필터기를 대량 구매해 비싼 가격에 재판매하는 경우를 확인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마스크 대란에 이어 필터 가격마저 치솟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정승문(33)씨는 "집 인근에서 유충이 발견돼 수돗물을 사용할 때마다 찝찝한 게 사실"이라며 "샤워 필터기가 꼭 필요한 데 품귀 현상에 가격마저 올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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