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명 목숨 앗아간 지하 차도…재난 문자 늑장 발송, 전광판도 작동 안 해
입력 2020-07-24 19:32  | 수정 2020-07-24 19:36
【 앵커멘트 】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하차도는 폭우가 내린 25분 만에 2m 이상 물이 차버렸습니다.
하지만, 재난문자는 최초 신고 후 1시간 이상 지난 뒤 발송됐고, 지하차도 입구 전광판은 작동하지 않았고, 배수 펌프도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 화를 키웠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고가 발생한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 입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바닥이 흥건해지면서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합니다.

5분이 지나자, 지하차도 옆 인도에도 물이 차자 쉬고 있던 사람이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폭우가 내린 지 30분도 안 돼, 3.5m 높이의 지하차도에는 2m 이상 물이 찼습니다.


침수 신고는 이날 오후 9시 38분이었지만, 재난문자는 1시간 15분이 지난 뒤에야 발송됐습니다.

지하 차도 입구에 있는 전광판마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175m 길이의 지하차도 안에 차량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됐습니다.

▶ 인터뷰 : 장선익 / 부산중부소방서 구조구급과장
- "차량 위에서 3명이 구조 요청하는 상황이었고, 2명이 벽쪽에서 벽을 잡고…"

배수펌프 용량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배수펌프 3대는 분당 20톤을 소화할 수 있는데, 당시 비의 양은 이보다 수십 배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부산동구청 관계자
- "이 용량이면 충분하다고 설계해서 설치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지금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으니까, 거기에 맞지 않은 상황인 거죠."

경찰은, 해당 구청을 상대로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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