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4일(17:2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은행계열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인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가 진행한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공모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금액으로 총 3020억원이 몰리며 흥행을 이어갔다. 이날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밝힌 발행금리도 당초 희망금리밴드 3.2~3.7% 구간에서 3.38%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해당 영구채는 발행사에게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부여된 영구채로 사실상 만기 5년의 중기물 채권의 성격을 가진다.
이날 발행한 영구채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BNK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발행한 영구채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앞선 2월에도 BNK금융지주는 1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할 때도 3320억원의 주문이 몰린 적이 있다. 지난 6월 진행한 두 번째 영구채 발행에서도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해 완판에 성공했다.
시장에선 저금리 환경에서 3%대 절대금리를 제공하는 매력과 더불어 후순위채지만 우량 신용등급을 갖춘 은행계열 지주사 영구채란 점이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A- 등급이란 우량한 신용도에 비해서 높은 절대금리가 매력적이라 기관과 리테일을 가리지 않고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순위채임에도 불구하고 콜옵션 행사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계열 금융지주사 영구채 인기가 이어지면서 올해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지난해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액은 3조5300억원이다. 올해는 지난 23일까지 집계한 연간 발행금액이 2조9200억원으로 작년의 82.7% 수준에 달한다.
지난 4월말에 이어 두 번째 영구채 발행도 흥행한 KB금융지주와 5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금융지주 모두 목표금액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요가 몰렸다.
7월 들어 비우량 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가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수요예측 성적표를 받아든 BBB+ 이하 일반 회사채와 달리 당분간 금융지주사 영구채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이날 수요예측 결과로 고금리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잠재수요가 탄탄하단 점이 재차 확인된 것 같다"면서 "시장상황이 안정화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채권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BNK금융지주는 만기가 오는 8월 29일 1500억원, 11월 500억원 규모로 도래하는 후순위채권 차환에 더해 BIS총자본비율 등 재무지표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