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주민 먹거리 금은보화로 여기는 김정은 위원장"
입력 2020-07-24 14:45  | 수정 2020-07-24 17:22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유튜브 채널 캡쳐.

지난해 10월 주한 미국대사관저의 담을 무단으로 넘어가 점거 농성을 벌였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소재한 연구모임 발표대회를 열고 관련 영상을 자신들의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문제는 유튜브에 올라온 수상작들을 보면 김 위원장 발언·활동에 대한 칭찬 일색이라는 점이다. 북한 체제나 김 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은 없는데, 연구모임과 발표대회 취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24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진연은 지난 11일 모처에서 '제2기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 발표대회'를 열고 시상식을 진행했다. 대진연은 앞서 작년 6월 8일 '1기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 발표대회'를 열고 관련 영상 9편을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대진연이 지난 17일 업로드한 '연구모임 발표대회' 녹화 영상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대진연 회원 약 5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행사를 통해 24개 영상물을 제작하고 그 중 12개 본선 진출작을 선정해 다섯 팀에 대상(상금 30만원)과 최우수상(20만원), 우수상(10만원), 장려상(2팀·5만원)을 시상했다. 시상자로는 한충목 진보연대 대표와 김광수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에 선정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물고기' 영상은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물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활동했던 모습과 북한 수산업 간부들, 어부들의 모습을 다뤘다. 영상에는 "인민들의 식탁 위에 바다향기가 풍기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김 위원장 육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도 포함됐다.

또 '8월25일 수산사업소'를 다녀간 김 위원장 활동을 소개하며 그의 '명령'이 아닌 '부탁'으로 이곳의 수산물 생산량이 1000t에서 6개월만에 4000t까지 늘어났다는 구체적인 '업적'도 다뤘다.
영상을 소개하는 여성은 "여러분은 금괴와 보물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은 물고기 입니다"라며 "주민들의 먹거리, 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금은보화로 여기는 지도자, 쌓여있는 물고기를 보면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는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야기 입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김 위원장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는 내용은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만1명' 영상과 우수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력갱생', 장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평남새온실농장', 장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건축' 영상 곳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우수상 영상 해설자는 "이렇게 아이들 웃음소리에서 힘을 얻으며, 한 명의 아이도 소중히 여겨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마음은 아이들을 위해 만든 민들레 학습장과 소나무 학습장에도 담겨 있습니다"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최상의 수준에서 해주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자라나는 미래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앞으로도 지켜봅시다"라고 말했다.
중평남새온실농장 영상 해설자는 "이곳 농장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 식생활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농업에 대한 높은 이상을 가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라며 "주민들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할 때 제일 기쁘다고 말하는 국가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라고 영상을 끝맺었다.
북한에서 교수 생활을 했던 한 탈북자는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북한 내부에서조차 미흡한 부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대진연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북한 정부를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며 "어떤 탈북민도 해당 영상을 보면 북한에서 접했던 정치선전물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화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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