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인, 사내유보금 쌓아두면 배당간주해 과세

내년부터 소득세 회피 등을 목적으로 가족법인, 1인 법인 등을 만든 후 배당을 하지 않고 사내유보금을 쌓아두면 일정 수준을 초과한 사내유보금을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배당소득세를 과세한다. 소득세율 대비 낮은 법인세율을 통한 절세를 누리면서 사내유보금을 이용해 '슈퍼카'를 타거나 호화유학생활을 즐기는 등의 탈세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개인 유사 법인이 일정 수준 이상 사내유보금을 쌓아둘 경우, 과세당국이 이를 배당으로 간주해 해당 주주에게 배당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개정 내용을 22일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켰다.
이재면 기재부 법인세제 과장은 "법인세율(현재 최고 25%)과 소득세율(현재 42%·내년 45%) 간 차이 등에 따라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1인 주주 법인, 가족법인 등 개인사업자와 실질이 유사한 법인 증가 중"이라며 "개인사업자와의 세부담 형평성 제고 및 조세회피 방지를 위해 과세체계를 보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개인 유사법인들은 배당하지 않고 쌓아둔 사내유보금으로 페라리 등 슈퍼카를 회사차로 매입해 대학생 자녀에게
이용하게 하거나 호화 유학생활자금, 아파트 구입자금을 지급하는 경우 등 일탈행위가 최근 무수히 적발됐다.
초과 사내유보금(유보소득)을 판단하는 기준인 적정유보소득은 ▲유보소득에 배당금 총액을 합한 금액의 절반 또는 ▲자본금의 10% 중 더 큰 금액이다. 둘 중 자본금의 10% 금액이 더 크다면 총 유보소득서 자본금의 10% 금액을 뺀 금액이 초과유보소득으로 간주되고 주주의 지분 비율에 곱한 금액을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과세한다는 것이다.
배당간주금액으로 과세받은 금액은 이듬해 실제 과세 땐 중복과세하지 않는다. 또 향후 시행령을 통해 벤처기업 등 특수사정으로 지분이 불가피하게 집중되어 있으면서 실질적인 기업행위를 하는 기업들은 과세 대상서 제외한다. 이 과장은 "유사한 사내유보금 과세제도인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쌓인 유보금에 계속 법인세를 추가과세 하는 식이지만 배당간주과세는 해당 금액에 한번뿐인 과세며 실질적인 개인과 유사한 법인에 과세한 단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