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11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K리그로 돌아온 31살 기성용이 '제2의 전성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기성용은 오늘(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K리그에 다시 서려고 그동안 많이 노력했는데, 드디어 오게 돼 행복하다"면서 "팬들에게 좋은 축구, 만족하실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올해 초 K리그 복귀설이 제기됐으나 '친정팀' 서울과의 협상 난항과 갈등 속에 불발됐던 기성용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거쳐 어렵게 어제(21일) 서울 입단을 확정지었습니다.
2월 스페인으로 떠나며 구단에 불만을 토로하고 향후 K리그 복귀를 다시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던 그는 "겨울엔 구단에 섭섭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의견 차이가 컸다"면서 "다들 아실 테니 그때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스페인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고, 떠난 뒤에도 K리그 복귀에 대한 생각을 늘 마음에 두고 있었기에 2차 협상에서 서로 이해를 넓히게 됐다"며 마음을 돌린 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구단 관계자 등 모든 분이 동기부여를 갖고 이 팀에서 뛸 수 있게끔 이끌어 주셨다"면서 "팬들도 그동안 많이 답답해하셨을 텐데, 경기장에서 책임감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40분가량의 입단 기자회견 동안 그는 '동기 부여'라는 말을 여러 번 썼습니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한 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정신없이 살았으나 "지난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선수로서의 동기 부여가 떨어졌고,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동기 부여에 대해 고민한 것 중 하나가 K리그였다. 팬들이 매주 저에게 큰 기대를 하고, 미치지 못하면 비판도 받지 않겠나"라며 "K리그에서 큰 동기 부여를 갖고 하면 '제2의 전성기'를 확신하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서울이 이번 시즌 갖은 악재 속에 K리그1 하위권으로 처진 터라 그의 합류가 주는 기대감은 더욱 큽니다.
기성용은 "서울은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실력과 의지가 있습니다. 상위권에서 우승 경쟁을 하고, 서울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리그에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도록 저도 노력하고 도움을 주겠다"고 역설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최용수 감독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하며 "제가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가진 것을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을지 충분히 대화했다"면서 "서울에 제 포지션의 선수가 많아 고민했지만,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 잘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뉴캐슬이나 최근 거쳐 온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경기에 자주 뛰지 못했고, 스페인에서는 발목 부상도 겪었던 터라 당장 그가 국내 그라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3년 반의 장기 계약을 맺고 돌아온 만큼 기성용도 지속해서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서두르지는 않을 참입니다.
"지난 1년은 축구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저를 돌아보는 충전의 시간이 됐다"는 그는 "부상은 심하지 않고, 지금은 밖에 나가서 뛰고 있다. 100%가 아니더라도 8월에는 경기장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복귀 시기를 점쳤습니다.
이어 "마지막으로 풀타임을 뛴 게 지난해 4월 (잉글랜드에서) 리버풀과의 경기더라.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어서 저도 언제 감각이 올라올지 궁금하다"면서도 "몸 상태가 온전히 돌아왔을 때는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