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년 전 불산 악몽 떠올린 구미…오늘 새벽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화들짝`
입력 2020-07-21 10:22  | 수정 2020-07-28 10:37

2012년 유독화학물질인 불산 유출 사고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구미에서 또 다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1일 구미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7분께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 KEC 구미공장에서 유해 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누출 현장 근처에 있던 7명이 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 치료를 받고 퇴원을 했다.
반도체 공정에 이용되는 트리클로로실란은 무색의 액체로 흡입 시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 흡입 시 소화계 질환과 구토, 저혈압 등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소방당국과 구미시는 사고가 나자 즉시 긴급방제 작업에 나섰고 오전 3시 20여분을 전후해 차단 작업을 마쳤다.
주민들도 새벽 시간대 사고가 발생하자 잠을 설쳐가며 8년 전 불산 유출 사고의 악몽을 떠올렸다.

구미시와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1시간 뒤인 새벽 2시 44분께 1차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며 사고 발생 소식을 알려졌다. 이어 현장에서 상황을 판단한 뒤 2차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며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은 후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3차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긴급 방제 작업이 모두 조치됐다는 문자를 보냈다. 구미시청 관계자는 "유출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난 메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구미시와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가 '배관 파손' 등으로 인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유출 규모와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구미에서는 지난 2012년 9월 화학물질 취급공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 벼농사와 과수농사를 짓던 인근 주민 등 1만1000여 명이 불산 누출의 여파로 검사와 치료를 받기도 했다.
[구미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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