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 정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보존하기로 결론 내리면서 서울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등 그린벨트 해제 후보로 꼽혔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조용해졌습니다.
내곡동 소재 A공인 중개업소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발 빠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가격이 뛰고 매물이 자취를 감췄는데, 오늘 오후부터는 조용하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내곡동 서초포레스타 2단지 전용면적 84.48㎡는 2주 전 매매가격보다 6천만 원 뛴 14억 원에 최근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가도 최근 일주일새 1억 원가량 오른 15억 원에 달했습니다.
A중개업소 대표는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정부가 그린벨트 보존 결정을 내리면서 부동산에 낀 거품도 곧 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내곡동 B 중개법인 대표는 "강남권 그린벨트가 풀린다는 말이 나오고 매수 문의는 주로 토지나 주택에 집중됐고, 공장이나 상가를 통째로 매입하려는 수요도 있었다"며 "오늘은 전화 문의는 끊겼고, 앞으로도 관심이 식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거론됐던 세곡동 일대에도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으나 정부의 그린벨트 보존 발표로 단숨에 관심이 꺾였습니다.
지난달 25일 12억4천만 원(14층)에 매매 계약됐던 '세곡 푸르지오' 전용 74.74㎡는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호가가 14억 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13억 원까지 매매되면서 직전 최고가보다 6천만 원 상승했다"면서 "정치권에서 풀 것처럼 얘기했다가 다시 안 푼다고 해서 솔직히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하루에 2∼3건 이상 오던 문의도 이날 뚝 끊겼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후보 지역과는 달리 태릉골프장 주변은 개발 호재가 생겼다며 들뜬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태릉골프장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만 발표했지만, 태릉골프장 주변의 갈매지구는 개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갈매지구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대표는 "최근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 얘기가 나오면서 문의가 늘고 가격이 뛰었다"며 "호가를 1억 원 올려야겠다는 집주인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방부 소유의 태릉골프장은 149만6천979㎡ 규모이며, 인접한 육군사관학교까지 묶어서 개발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태릉골프장 주변에서는 1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발 기대감이 고조돼 왔으며, 정부가 개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발표까지 하면서 앞으로 가장 뜨거운 부동산시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