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골리앗 이길까…염태영 수원시장, 민주당 최고위원 출사표
입력 2020-07-20 11:44  | 수정 2020-07-20 12:38
염태영 수원시장. [사진제공 = 수원시]

최대 기초단체를 이끌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20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냈다.
2016년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 2018년 황명선 논산시장에 이어 3번째 도전이다. 만약 염 시장이 최고위원에 오른다면 국회의원 일색인 민주당내 최고 의결기구는 단체장을 받아들인 첫 사례가 된다.
염 시장은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뒤 "기초단체장 최초의 최고위원 당선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국회의원설이 나올 때마다 "어떤 자리를 목표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해 권력욕에 무관심한 시장처럼 비쳐졌던 그가 총대를 멨다.

염 시장은 "권력욕이 없으면 정치인 자격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런 내가 최근 소속 정당의 최고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제야 뜻을 세웠다'며 반가워 하는 이도 있고, 단체장이 최고위원을? 그게 가능해?"라며 의아해 하는 이도 있다"면서 최고위원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에 지역 대표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염 시장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177석의 의석수를 확보했다"면서 압승의 비결로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를 꼽았다.
그는 "당시 민주당의 젊고 혁신적인 후보들이 수도권에서 약진하며 대거 지방정부 선출직에 진입했다"면서 "그들은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향점이었던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수정권 10년 동안 지켜내며 지역을 혁신의 전초기지로 변모시켰다"고 했다. 이는 2018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2455명의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을 배출하는 토대가 됐다고도 했다.
염 시장은 "주민들에게 있어서는 이들이야 말로 당의 대표자이자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라면서 중앙 정치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최고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수원시]
그는 "177석의 국회의원만이 당의 대표성을 갖지 않는다. 2455명의 지역 대표들이야말로 당과 민생의 구체적 연결고리이자 당의 지지기반을 지탱하는 반석"이라면서 "다양한 집단의 대표자가 모일수록 민주주의적 당운영 원칙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455명의 당내 기반은 너무도 취약해 때론 거수기로, 때론 들러리로 동원되고 소모된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국정에 최우선 반영하기 위해 풀뿌리 정치인의 최고위원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앞선 두분의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삼세판의 정신으로 풀뿌리 정치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정치사적 실험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면서 "중앙집권체제의 국정운영기조를 상향식 분권체제로 변화시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을 나누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염 시장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는 김두관·박광온·김진표·김승원 국회의원과 이해식 전 이해찬의원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염 시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연형하천 복원운동을 주도한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지방의제21 전국협의회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에 발탁돼 참여정부시절 지속가능발전 비서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자치단체장을 대표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수원시 최초 민선 3선 시장으로 화장실 문화 개선 운동, 자동차 없이 한달 살기 등을 최초로 이끌었다. 수원 마을르네상스운동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모태가 됐고, 수원에서 시작한 시민배심원제도는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공론화위원회의 롤 모델이 됐다.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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