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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 “돌이켜보면 기막힌 인연, 연습 중 귀신 소리 듣기도“
입력 2020-07-20 07:01  | 수정 2020-07-20 08:04
‘라포엠’은 귀요미 바리톤 정민성, 전설의 테너 유채훈, 불꽃 테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으로 구성됐다(왼쪽부터). 사진ㅣ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라포엠(LA POEM)은 전설의 테너 유채훈(32), 카운터테너 최성훈(31), 귀요미 바리톤 정민성(29), 불꽃 테너 박기훈(26)으로 구성됐다.
포항 출신인 유채훈은 한양대 성악과 졸업 후 2014년 트로트 오디션 출연을 비롯해 팝페라 그룹 등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방송 첫회 ‘비운의 테너로 소개되기도 한 그는 ‘팬텀싱어3를 통해 ‘행운의 테너가 됐다.
영화 ‘파리넬리를 떠오르게 하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은 한예종 출신으로 파리와 스위스에서 유학했다. 바리톤 정민성은 연세대 성악과 졸업 후 독일 하노버로 유학을 떠났다가 ‘팬텀싱어3 도전을 위해 바로 짐을 싸서 들어왔다.
테너 박기훈은 부산예고와 서울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해외 유학을 고려하다 ‘팬텀싱어3에 출연,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됐다.
닮은 거라곤 현직 성악가라는 점 말고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네 남자. 하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처럼 모였다 하면 괴력이 나오고 드라마가 완성된다. 최애음식이나 식성은 다르지만 음식 메뉴에서조차 한 번도 갈등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라포엠을 만났다.
포항 출신 유채훈은 비운의 테너로 암흑기를 보내다 ‘팬텀싱어3를 통해 빛을 보게 됐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유일하게 성악가로만 구성된 팀이다
(최성훈) 성악가들로 결성된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와 소리에서 오는 블렌딩이 장점이다. 결국 모두 새로운 도전인 거다. 클래식 공부를 했을 때 멋진 기회, 공연들, 멋진 순간들이 있었고. 성악을 전공한 출신들로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는 거다. 설렘이 있다.
(유채훈) 앞으로 팀으로 계속 활동해나가는 게 취지다. 또, 개개인의 역량들이 있기 때문에 솔로 앨범을 낼 수도 있다. 팀 활동이 주가 되겠지만, 개인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플랜을 갖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자면
(최성훈) 마지막 ‘더 로즈(The Rose) 무대다. 많은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에 이 곡을 선곡했다. 소중한 감정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다. 울컥했다. 멤버들과 함께 해 더 기억에 남는다.
Q. (최성훈에게) 해외 유학을 떠나게 된 계기는
(최성훈) 제가 가고 싶어서 해외에 갔다. 본가가 대구인데, 대학교는 서울로 왔고 또 다른 곳에 가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처음엔 프랑스 파리로 갔는데 세계 각지에서 온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살면서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 파리에서 3~4년 정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3~4년 정도 있었다. ‘팬텀싱어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한국에 돌아왔을 것이다.

(정민성) 저같은 경우는 독일 학교에 붙어 유학을 갔다 ‘팬텀싱어 때문에 곧바로 돌아왔다. 그래도 그곳에서 잠시 만났던 분들이 응원해주고 밥도 해주시고…눈물나도록 고마웠다.
Q. ‘팬텀싱어에 출연하게 된 과정은
(유채훈) 시즌1, 2는 텀이 6개월이었다. 이번엔 3년이었다. 시즌2가 끝나고 기다렸는데 별다른 말이 없길래 이젠 안하나 보다 했다. 근데 갑자기 공고가 났다. 물론 앞선 시즌에도 진짜 나가고 싶었는데 소속사 문제 등으로 상황이 안됐다.
(박기훈)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컸다. 시즌 1까진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시즌2를 보면서 나가볼까 마음이 싹 텄는데 기다려도 안하더라. 한참 후 공지가 뜨더라.
(정민성) 저는 자신감이 없는 편이었다. TV에 나오려면 그래도 얼굴이 좀 괜찮아야 된다 생각했다. 음악도 외모에도 자신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독일 학교에 합격해 막 유학을 떠났는데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결단을 내렸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카운터 테너 최성훈은 한예종 출신으로 파리와 스위스에서 유학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경연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채훈) 소름 돋는 에피소드가 있다. 트리오 무대 중 ‘엔절이라는 곡을 연습하면서 귀신 소리를 들었다. 화음을 맞출 때 제 파트에서 화음 소리가 들리더라. 저는 그때 노래를 안하고 있었다. 같이 있던 스태프들도 놀랐다. 근데, 그 노래 미션 때 저희 팀이 1등 했다.
(최성훈) 저는 평소에 눈물이 많지 않은 사람인데, ‘팬텀싱어를 8개월 하면서 매순간 눈물이 났다. 모든 멤버들이 환호하고 엄청난 시간을 보냈다. 모든 걸 함께 하다 보니 보내는 사람 있을 때도 눈물이 진심으로 나고, 많이 배운 것도 있고. 하나의 무대를 위해서 서로 부딪혀가고 살아가는 게 감격스러웠다. 지금 12인 뿐 아니라 많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서로 많이 배우고, 감정 교류도 엄청 많고.
Q. 기훈 씨는 초반 쑥쓰러워 하는 모습이 조명되기도 했다
(박기훈) 제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상상도 못했다. 방송을 보고 ‘내가 저랬구나 싶었다.(웃음)
(유채훈) 그걸 또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Q. 다른 멤버들은 떠는 것 같지 않더라
(최성훈) 매 무대에서, 아니 무대라는 곳에선 늘 떨림이 있는 것 같다. 설렘이라고 표현될 수도 있다. 혹은 긴장감 부담감일 수도 있다. 그래도 둘 셋 넷 만나면서 서로 연습하고 시간을 보내면 스스로 자신감도 생기고 서로에 대한 기대감, 의지감도 생긴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눈빛을 보면 힘이 나오고 의지가 된다. 잘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정민성) 표현할 때 손이 이러고 있다. 덜덜덜.
귀요미 바리톤 정민성은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 독일 유학을 포기하고 ‘팬텀싱어3에 도전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기억에 나는 심사평이 있다면
(유채훈) 평가가 즉각적으로 나오니까 떨렸다. 윤상 선생님이 첫 무대에서 ‘빨리 잊으세요란 말을 해주셨는데 그게 가장 생각난다.
(최성훈) 결승 직전 무대에서 ‘보석 같은 존재다. 빛이 난다는 평가를 듣고 울컥했고 만감이 교차했다.
(장민성) 계속 성악만 해서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있었는데, ‘목소리만으로 크로스오버를 하는 줄 알았다는 손혜수 프로듀서님의 심사평을 듣고 안도감이 들었다.
(박기훈) 예선 첫 오디션 때 쑥쓰러워 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지용 심사위원이 그 모습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부분이 있는데 음악이 삶의 의미를 찾은 것처럼 노래를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게 고맙고 기억에 남는다.
Q. 서로의 매력을 꼽는다면
(박기훈) 채훈이 형은 같은 파트인데 정말 다른 테너다. 저와 다른 테너를 보면 존경심이 드는 게 항상 있다. 따뜻하고 서정적이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테너가 고음을 지르다보면 따뜻함을 주긴 쉽지 않은데 록적인 소리도 주면서 대단하다. 그리고 항상 책임지려고 하고 착하다. 멤버들한테 동생이지만 말 한마디 쉽게 하지 않는다.
(유채훈) (정)민성이는 긍정적이고 분위기 메이커다. 항상 팀을 즐겁게 해준다. 힘들고 지칠 때도 애교로 에너지를 준다. 매력이 많다.
(정민성) 성훈이 형님은 정신적 지주다. 라포엠 팀이 아니었을 때부터 챙겨주더라. 눈빛 하나만 변해도 ‘힘든 일 있냐고 물어본다. 또, 같은 ‘수염인으로 이렇게 관리가 잘되기 힘든데 깔끔하고 멋지게 하는 걸 보고 감동하고 있다.
Q, 카운터테너(가성으로 소프라노의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 성악가)의 길이 외로웠다고 했는데
(최성훈) 카운터테너의 소리는 테너, 바리톤, 베이스와 달라 4중창으로 했을 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나머지 소리를 조화롭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첫 라운드에선 위축되기도 했지만 멤버들이 항상 그 고민을 같이 해주고 ‘형이 있어 우리팀이 더 특별하다고 말해줘 자신감을 갖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시립소년소녀합창단에서 보이소프라노로 활동했다. 보이소프라노로 오래해 오던 발성법이 변성기가 자연스럽게 지나가면서 카운터테너의 길로 들어섰다. 어머니 말씀이 어렸을 때부터 전화받을 때 목소리가 또랑또랑 하고 컸다고는 하더라.
불꽃테너 박기훈은 부산예고와 서울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다. 외국 유학을 준비하다 ‘팬텀싱어3에 도전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Q. 컬래버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정민성) 아이유 선배님의 팬이고 음악도 너무 좋아한다. 함께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러브포엠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유채훈) 두아 리파(Dua Lipa)의 열혈 팬이다. 화사 씨와 컬래버 했던데 우리도 기회가 닿는다면 하고 싶다. 또 결승에 오른 팀들과 협업도 멋질 것 같다.
Q.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나가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유채훈) 민성이가 예능 욕심이 많다.
(정민성) ‘뭉쳐야 찬다에 나가보고 싶다. 현재 혼자 살고 있지 않지만 ‘나 혼자 산다에도 나가고 싶다. 프로그램을 위해 혼자 살 생각도 있다.(웃음)
(최성훈) 여러 음악 방송에 나가고 싶다. 심야 라디오 방송에도 나가고 싶고, 능력이 된다면 DJ로도 참여해 보고 싶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유채훈) 대중성이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 한국 말로 된, 가요와 팝 영역에 있어 이질감 없이 다가가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또, 인생곡을 남기고 크로스오버 명반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얼굴도 자주 비추고 좋은 음악들을 많이 들려드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최성훈) 각자 개성을 잃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하고 각자의 색깔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찾아 듣고 싶은 음악, 위로 받을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는 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민성) 음악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를 보면 장르가 있다. 거기에 라포엠이란 장르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영화 ‘보헤미안랩소디에 나오는 ‘라이브 에이드 같은 큰 공연장에서 좋은 취지의 공연을 하고 싶은 것도 꿈이다.
(박기훈) 팬분들이 우리 보고 화목하고 분위기 좋아보인다고 하는데 이 인연이 평생 함께였으면 좋겠다. 이런 분위기가 유지되어야 좋은 음악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도 말고 지금처럼만 행복하고 싶다. 형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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