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도요타 제친 테슬라, 주가 과열?…기존상식으로 접근하면 낭패"
입력 2020-07-19 17:15  | 수정 2020-07-19 20:07
"테슬라 주가가 너무 올랐네요. 지금 테슬라에 투자해도 될까요?"
최근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갖고 본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에 품어봤을 질문이다. 코로나19로 가치가 급부상하면서 그야말로 '미친 듯이' 주가가 오른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누구나 투자하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주가 때문에 지금 진입하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을 갖게 하는 종목이다.
이영원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컨설팅팀 이사는 17일 '언택트(비대면)' 방식에 맞춰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매경 재테크콘서트, 매일경제신문과 한 인터뷰를 통해 "도요타가 자동차를 1000만대 만드는 동안 테슬라는 작년 기준 30만대밖에 만들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그런데 전기차 시장만 놓고 보면 얘기는 다르다. 도요타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로 1등을 하는 기업인데,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20% 근처까지 가는 점유율로 1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해당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적정 주가를 생각할 때 통상 '산업군 1등'을 염두에 두는데, 테슬라는 기존 질서인 '자동차'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로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에서 1등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이 이사는 "지금 시장의 질서는 기존 '자동차' 시장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가올 미래 1등 주자가 지금 전체 판매 대수가 줄어들고 있는 기존 시장 1등 업체를 (시가총액으로) 넘어서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코로나19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란 기존 질서의 제왕을 넘어섰지만, 이미 앞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마존은 월마트 시가총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 이사는 "지금도 아마존 매출은 월마트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시총은 월마트는 물론 홈디포, 코스트코, 로이 등 오프라인 9개 기업 시총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이 역시 기존 질서와 새로운 질서의 문제"라고 말했다.

리테일 부문 1위인 월마트는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이 9% 남짓이다. 하지만 새로운 질서인 '이커머스' 강자인 아마존 점유율은 50%다. 이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고, 과거와 절대 같지 않을 것이며,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선 기존 관념과 통념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바뀌는 생활 속 변화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여겨보는 것도 성공하는 투자의 길이라고 이 이사는 말했다. 그는 콘서트에서 "록다운으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불안하니 사람들이 자전거를 대안으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면서 "이를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치지 말고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대만의 자전거 제조 회사 '자이언트'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크게 부각돼 주가가 확 올랐다. 기존처럼 피트니스센터나 다 같이 하는 운동 대신 '나 홀로 운동'이 대세가 되면서 확 부각된 주식 종목 중 하나는 '룰루레몬'이다. 이 회사 주가는 연초 대비 34% 올랐다.
최근 급부상하는 투자 트렌드 중 하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업 투자도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찾으면 좋다는 팁을 내놨다. 예를 들면 최근 많이 주목받는 대체육 관련주인 '비욘드미트'는 ESG에서 E(환경) 관련 투자가 될 수 있다. 가장 핫한 주식인 테슬라 역시 E 관련 투자다. 'ESG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트렌드에 맞는 기업 중 ESG에 맞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얘기다.
이 이사는 "최근 발표된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도 그린 뉴딜이 핵심이었는데, 그것이 결국 ESG 투자"라면서 "앞으로 ESG는 굳이 ESG라고 말하지 않아도 훨씬 많이 논의될 주제인 만큼 염두에 두는 것도 좋은 투자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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