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 치료해주는 부산으로 가자"…한달새 러시아 선원 42명 확진, 치료비만 4억원
입력 2020-07-17 14:14  | 수정 2020-07-24 15:07

최근 한 달 사이 부산 감천항에서 러시아 선원 코로나19 확진자가 42명이나 나오면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러시아 선원들이 의도적으로 부산으로 와 공짜 치료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부산국립검역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감천항에 입항한 선박 6척에서 총 4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감천항에는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중국 등 다국적 선박이 입항해있지만 유독 러시아 선원이 탄 배에서만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 내 확진자 수는 74만여 명으로 미국(349만여명), 브라질(196만여명), 인도(93만여명)에 이어 세계 4위다.
문제는 감천항 입항 하루 평균 1000여 명 선원 중 러시아 선원이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러시아 선원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러시아 현지에서 선원들이 출항할 때부터 검역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 항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2일 감천항에서 선원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선장이 앞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선해 확진된 사실도 우리 정부에 통보해주지 않는 등 국제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국제관례에 따라 러시아 선원 확진자 치료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부산의료원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고 퇴원한 러시아 선원은 22명. 한 명당 들어간 입원·치료비는 1000만원 가량이라 러시아 선원에게 지금까지 쓴 돈만 2억원 가량이다. 러시아 선원 확진자가 감천항에서 연이어 발생하자 항만 주변에서는 러시아 현지에서 의심 증상이 있는 선원들이 국내로 공짜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도 나오고 있다. 감천항 관계자는 "러시아 선원들이 코로나 치료를 해주는 부산으로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러시아 선원을 치료해주는 우리 정부가 당당하게 러시아에 출항 전 철저한 선원 검역을 공식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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