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수면유도제가 든 음식을 먹이고 살해한 6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광주지법 형사12부(노재호 부장판사)는 오늘(1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61살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의 부탁으로 범행 현장의 이불과 베개 등을 없앤 혐의(증거인멸)로 함께 기소된 내연남 61살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는 계획적 범행을 제외하고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며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상황에서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고 자신을 홀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자가 A씨의 외도를 알고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최초 신고 당시 피해자가 이석증으로 쓰러진 것처럼 속이려고 시신 위치를 옮기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 피해자 유족도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씨에 대해서는 "살해 사실을 알면서도 결정적 증거를 인멸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만 A씨의 부탁을 받고 마지못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7시 30분쯤 광주 서구 자신의 집에서 남편 55살 B씨를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하고 내연남을 시켜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9시 50분쯤 A씨에게 혈흔이 묻은 이불 등이 담긴 비닐봉지들을 전달받아 다음날 밤 수 킬로미터 떨어진 도로변에 버린 혐의입니다.
A씨는 가정폭력을 겪었고 이날도 남편과 실랑이 끝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면유도제 역시 술에 취한 남편이 폭력적으로 행동할까 봐 재우려고 먹였다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은 A씨가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은 것은 자신의 증상 때문으로 보이지만 이를 남편에게 먹인 점, 상습적인 가정 폭력 정황은 없는 점, 부검 결과 남편이 수면 중 혹은 살짝 깬 상태에서 저항 흔적 없이 숨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토대로 살인의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