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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주도株 엔씨·삼바·네이버…"더 간다, 아니다" 갑론을박
입력 2020-07-16 16:45 
네이버 사옥 [사진 출처 = 매일경제 DB]

7월 들어 한차례 더 급등세를 보였던 성장주들의 고평가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언택트·바이오 등 주도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중국 소비주, IT사이클에서 고점을 찍었던 종목들의 PER보다 월등히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카카오와 네이버, 엔씨소프트 주가는 각각 5.06%, 4.18%, 1.69% 떨어졌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모두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는 판이한 흐름이다. 최근 백신 개발과 경제 재개 기대감이 다시 올라오면서 경기민감주가 반등하자 대표 언택트 성장주 주가가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성장주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여전하긴 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외국인 수급 문제로 단기 조정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과거 증시 주도주들의 상승월수와 수익률, 12개월 선행 PER과 후행 PBR을 분석한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주도주 상승 패턴상 주가 고점의 PER 중앙값은 16.4배였다. 여기서 PER 중앙값은 과거 차화정 랠리, 중국 소비주, IT사이클에서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종목(현대차,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 등)사례 30여개의 PER 중앙값을 의미한다. PER 특성상 종목에 따라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있으면 전체 평균에 왜곡이 싱길 수 있어 전체 종목의 가운데 값인 중앙값을 분석에 사용했다. 현재 주도주 중 가장 PER이 낮은 엔씨소프트는 이보다 높은 21배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PER은 27배, 네이버·카카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45배, 70배, 168배에 달한다. 모두 과거 주도주 사례들의 PER 중앙값인 16.4배를 넘어선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 환경과 주도주가 보유한 무형자산을 고려하면 현재 주도주의 가격이 높지 않다는 반론도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무형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한 증시의 합의된 방법론이 충분히 공론화되지 못한 점, PER 50배 이상의 종목이 과거에 보였던 높은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현재 주도주의 일부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현재 주도주에 대해 지속적인 매수 흐름을 보이지 않는 것도 주도주 단기 가격 조정론에 무게를 싣는다. 2월 카카오, 엔씨소프트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3월 다시 매도로 돌아섰다. 5월엔 다시 대부분 주도주에 대해 뚜렷한 매수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들어 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달 들어 엔씨소프트·카카오·네이버·삼성바이오로직스·하이트진로 중 카카오를 제외하고 순매도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주도주 흐름에 비춰봤을 때 상승기간과 상승폭 측면에서는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 증권이 분석한 과거 주도주들의 상승월 중앙값은 28개월, 절대수익률은 372%였다. 현재 주도주들의 상승 기간은 28개월에 못 미치고 절대수익률도 372%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단기 하락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적정한 조정 시점에서 주도주 분할매수 전략을 펼치는 게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택트 관련 주식들은 급격하게 올라서 주가 부담이 많았던 종목들"이라면서 "다만 코로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가정 하에 기존 성장주 중심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6개월~1년의 기간을 둔다면 주가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과대낙폭 우량주를, 그 이상의 긴 호흡에서는 언택트 우량주를 기왕이면 조정 받을 때 가져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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