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신한 아내와 뱃속 아기가 마셔"…유충 수돗물 국민청원 동의 1만 명 돌파
입력 2020-07-16 14:34  | 수정 2020-07-17 14:37

최근 인천 서구 일대를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1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16일 오후 2시 기준 1만1000명 이상이 해당 글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2019년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며 "여전히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출근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힌 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린 그는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있을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물 드셔 보신 적 있으신가.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시냐"고 되물었다.
그는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결하겠다는 목표도 없이 행정적인 태도로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이것은 자연 재난이 아니다. 장담컨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또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면 안 된다.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임을 강조하며 "꼭 사실을 밝혀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인천 서구·계양·부평·강화 지역에서는 지난 9일부터 전날 오후 1시까지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 101건이 제기됐으며 영종도에서도 피해 호소 사례가 나왔다.
인천시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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