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느덧 '코로나 6개월'…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해야
입력 2020-07-16 08:41  | 수정 2020-07-23 09: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6개월 만에 개인 일상과 사회 전반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려면 먼저 체온을 측정하고 필요하면 방문 기록까지 남겨야 합니다. 회사마다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대부분 대학에서는 수업과 시험이 비대면으로 진행됐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언택트(비대면·비접촉)로 대표되는 이런 변화는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로도 지속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더워진 날씨에도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등 개인 방역 의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습니다.


직장인 홍 모(25살) 씨는 "외출하고 오면 손을 씻고 손 세정제와 소독용 티슈를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손과 소지품을 닦는다"며 "전보다 개인위생에 많이 신경 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송 모(54살) 씨는 "황사와 미세먼지 때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남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신경 써서 착용한다"며 "코로나 사태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얼마 전 온 가족이 사용할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짐에 따라 거리 두기 등이 느슨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시민들이 개인 방역에 소홀히 하는 일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집단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고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 내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기업이 불가피하게 시작한 재택근무는 장점이 드러나면서 향후 근무 형태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올랐습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꼴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경험했습니다. 이 중 71%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재택근무로 일하기를 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3개월간 재택근무를 했다는 김 모(30살) 씨는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어서 가장 좋았다"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재택근무를 임시 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보편화하는 기업도 생겨났습니다.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5월 말부터 주 1회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8월 1일부터 주중 하루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는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업무 능률 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느꼈다"며 "재택근무·유연근무제는 업계 전반에 새로운 노동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19로 초중고가 '5월 등교'가 실시된 가운데 대학은 대부분의 수업·시험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코로나 학기'를 경험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인 만큼 비대면 수업에 따른 강의 질 저하로 인한 학생들의 불만은 등록금 환불 요구로 이어졌습니다.

시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부정행위 논란이 일며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대학생 정 모(21살) 씨는 "지난 1학기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며 "대학 확진자 소식이나 시험 부정행위 사건이 이슈화되며 정신적으로 피로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대학가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이번 사태가 미래 교육에 대한 논의를 촉진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성적에서 절대평가 방식이 채택되면서 기존에 성적 줄 세우기를 강조하던 서열주의 방식에서 절대적인 배움을 중시하는 숙달주의 방식으로 고등교육이 한 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면 상황을 겪으며 대면 수업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게 됐다"며 "향후 혼합형으로 진행될 포스트 코로나 교육은 방역 지침이 허용하는 선에서 대면 수업의 중요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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