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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꼰대인턴` 박기웅 "김응수 덕에 자유롭게 연기…시즌2 하고파"
입력 2020-07-16 07:01 
`꼰대인턴`에서 안하무인 재벌2세 연기로 호평 받은 배우 박기웅. 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악역 승률 100%를 자랑하는 배우 박기웅(35)이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극본 신소라, 연출 남성우)에서도 승수를 더했다. 지난해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백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멋진 왕세자 이진 역을 맡아 진중한 연기로 호평 받은 박기웅은 '꼰대인턴'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컴백, 호연했다. 극중 안하무인에 싸가지 재벌 2세인 준수식품 대표 이사 남궁준수 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캐릭터를 완성한 박기웅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인터뷰했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가열찬(박해진 분)의 통쾌한 갑을체인지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 이만식(김응수 분)의 잔혹 일터 사수기를 그린 코믹 오피스물. 수목 드라마 1위로 시작해 종영까지 1위를 달리며 지지부진했던 2020년 상반기 MBC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극중 거침없는 '믿보배' 사이코 연기를 보여준 박기웅은 "여운이 참 많이 남는다"면서 "'또라이' 캐릭터가 하면서 참 즐거워서 조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남궁준수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박기웅은 "어려운 점이 없이 즐거운 촬영이었다. 전작인 '신입사관 구해령' 속 이진은 딱딱하고 경직된 역할이었다. 목소리도 낮게 내야 하고 긴 대사들이 많았다. 참 힘든 캐릭터였는데 남궁준수는 자유로운 역할이라 놀면서,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야기 하다가도 갑자기 자기 마음대로 웃어버리는 자유로운 캐릭터라 연기하다가 진짜로 연기가 아닌 웃음이 터져도 스태프들이 모르더라. NG가 날 법한 장면조차 '남궁준수'였던 것이니 얼마나 재미있었겠나"라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자유로운 남궁준수를 표현할 수 있도록 뒷바침해준 것은 연출 등 스태프와 선배 배우들이었다. 박기웅은 "이렇게 즐기면서 연기하려면 캐릭터의 성격 뿐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감독님, 스태프들에게도 참 많이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선배들의 역할이 컸다. 후배들에 엄격한 선배들이 참 많은데 '꼰대인턴' 속 선배 배우들은 그렇지 않았다. 후배들을 편하게 풀어놓고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응수, 손종학, 고인범, 문숙, 김선영 선배님 등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며 고마워했다. "'꼰대인턴'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 캐스팅 그대로. 저는 무조건 참여하겠다"는 말로 진심을 더했다.
'꼰대인턴'은 가열찬 부장과 가열찬 부장을 견제해 시니어 인턴, 이만식을 대리로 내세운 남궁준수 측의 대립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됐다. 가열찬, 이만식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다 보니 남궁준수가 안하무인이 된 이유, 유별난 성격의 시작 등 전사는 생략됐다. 그래도 박기웅은 "저는 너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분량으로만 보자면 신인 때 한 역할 이후로 제일 작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극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열린 결말인데 가열찬이 망한 것도 웃겼고요. 클리셰를 따라가는 듯 하다가도 어딘가 꼬여있고, 어디로 튈줄 모르는 점이 '꼰대인턴'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배역의 크기나 분량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첫 번째가 대본이 재미있는지이고 두 번째가 제 캐릭터가 재미있는지 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면서 주연도 여러 번 거절했다는 박기웅은 "사실 그 중에 잘된 작품도 엄청나게 많다. 그 역은 제 것이 아닌 것"이라며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들을 가능한한 많이 해보고 싶다. '꼰대인턴' 속 원로 선생님들처럼 오래 연기하고 싶다. 그렇게 보면 참 긴 시간이 남아 있는 것이라 아등바등하는 것 보다는 즐겁게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니 연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주인공이 좋기는 하지만 하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조연이라도 주저없이 택할 생각"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남궁준수 역시 이런 기준으로 고른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박기웅은 "많이 늦게 합류해서 전체 리딩때도 참여하지 못했다. 늦게 들어간 만큼 캐스팅을 다 보고 합류하게 됐는데 작품이 재미있는 것은 물론이고 김응수, 고인범 선배님과 (박)해진이 형이라는 출연진 구성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기웅은 김응수, 손종학, 고인범 등 선배들 덕에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여러 유형의 '꼰대'가 등장한 '꼰대인턴'. 박기웅은 실제 자신 역시 꼰대력이 조금도 없다고 주장했다. "꼰대 성향 테스트를 해보니 꼰대력이 0이 나왔어요. 꼰대도 아니고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는 이랬다. 이런 방식은 어떨까?'는 꼰대가 아닌데 '내가 이랬으니 너네도 그래야지'라고 하는 것은 꼰대라고 생각해요. 경험이 담긴 감사한 말씀이지만 방식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남궁준수 역시 천진난만한 캐릭터로 꼰대와는 거리가 있다. 박기웅은 "규정짓기 어려운 캐릭터다. '가열찬 편이 됐나?'하면 또 똑같이 나쁜 짓을 한다. 그런데 나쁜 짓이라는 자각과 죄책감은 없는 '피터팬' 같은 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대사, 어떤 행동을 하든 '쟤는 남궁준수니까'라는 얘기를 들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후반부 설득력을 얻으려면 초반에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엔 옷도 컬러풀하지만 정장 느낌이었는데 반바지도 입고 트레이닝복도 입고 출근하는 등 자유롭게 하고 싶다고 주장해 옷도 그렇게 입었다. 너무 막 나가면 극을 망칠 수 있으니 신의 시퀀스에서 엇나가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를 고민했다"고 노력을 드러냈다.
남궁준수는 연애에 있어서도 막무가내였다. 이태리(한지은 분)에게 돌격하며 직진남의 모습을 보여준 남궁준수는 결국 이태리와 연결되지 않으며 두 사람의 커플 연결을 응원한 애청자들을 아쉽게 했다. 박기웅은 "사실 할애된 장면이 많지 않아 진도가 급하게 나가야 했다. 러브라인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처음에 작가님께 남사친(남자사람친구)-여사친(여자사람친구) 느낌이라는 언질을 받아서 그에 맞춰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응수-박해진 브로맨스에 버금가는 손종학-박기웅 브로맨스가 있다. 움직임까지 딱딱 맞더라"며 선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박기웅은 "오래 지켜보는 타입이다. 확신이 들어야 직진한다"고 직진남 남궁준수와는 다름을 언급했다. 이어 "현실은...연인은 커녕 연락하는 여성조차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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