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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만 해라, 그럼 지킨다” 안우진-조상우, 키움의 새로운 ‘승리 방정식’
입력 2020-07-16 05:00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8,9회가) 안정적이고, 편한 건 사실이죠.”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NC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바로 최근 상대 8, 9회 공격을 삭제해버리는 필승조 안우진(21)-조상우(26) 듀오의 위력투 때문이다.
둘은 150km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14일 NC전에서도 팀이 5-1로 앞선 8회부터 나란히 등판해 간단하게 수비를 마쳤다. 비록 홀드와 세이브를 챙기진 못했지만, 팀이 연패에서 탈출하는데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 잠그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7회까지 팀이 앞서면 이제 안우진-조상우 필승조는 하나의 ‘승리 방정식이 된 셈이다. 그래서 투수는 맞는 직업이다. 어떤 투수도 한 시즌을 치르면서 점수를 안 주고 마칠 수 없다”라고 선을 긋던 손혁 감독도 둘을 보면 편안하다”며 웃을 정도다.
너무 비슷한 유형의 투수가 연달아 나오는 게 상대 타자들의 눈에 오히려 익숙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손 감독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안우진과 조상우가 상대하는 타자가 겹치지 않는다. 두 선수가 상대하는 타자가 겹친다면 경기를 내줬을 타이밍이라고 봐야 한다”며 7회부터 9회까지를 둘이 나눠 던지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8회와 9회를 책임지면 괜찮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손 감독은 두 선수는 직구를 믿고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서 좋다고 본다. 투수는 타자가 노리고 있어도 공을 던질 수 있어야 진짜 투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두 선수가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부상으로 늦게 시즌을 시작한 안우진이 1군 첫 경기에 나선 6월 23일 이후 키움은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9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승리의 방정식이란 말이 딱 맞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경기도 안우진-조상우 승리 방정식은 또 한 번 지켜졌다. 키움은 선발로 나선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5회초 노진혁에 3점 홈런을 맞고 0-3으로 뒤졌지만, 5회말 2점을 따라붙은 뒤, 7회말 2사 만루에서 허정협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곧바로 전병우의 스리런 홈런으로 7-3을 만들었다.
15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9회초 키움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요키시가 7회까지 책임진 뒤, 8회에는 김태훈이 올라왔다. 하지만 김태훈이 2사 후 볼넷과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한 뒤 1, 2루 위기 상황에 몰리자 키움은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려 불을 껐다. 안우진은 까다로운 타자 박석민을 상대로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고, 위기를 없애버렸다. 9회는 조상우 차례였다. 조상우는 1사 후 모창민의 우측 타구가 최초 파울에서 비디오판독을 거쳐 페어로 정정되며, 2루타를 허용했지만, 강진성과 박민우를 범타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안우진은 홀드, 조상우는 세이브를 나란히 챙겼다. 안우진은 이날 등판까지 9경기 8⅓이닝 3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고, 조상우는 21경기 23⅓이닝 2승 1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 중이다.
경기 초반 키움이 상대에 리드를 내주더라도, 막판 역전에 성공하면 승리에 대한 확신이 커지는 건 둘 때문이다. 어찌 보면 둘의 존재는 키움 타선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힘이다. 키움이 더욱 단단해진 원동력이기도 하다. 바로 안우진-조상우라는 승리 방정식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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