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단독] 당정 "그린벨트 해제 검토" 본격화
입력 2020-07-15 16:43 
박선호 국토부 1차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당·정이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해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국가·지자체가 땅을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인 '토지임대부 분양' 부활도 검토 중이다. 높은 땅값 때문에 분양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강남 등에 저렴한 가격의 분양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린벨트 해제와 토지임대부 분양을 동시에 가동하면 이명박(MB)정부 때 집값잡기에 효과를 봤던 정책과 흡사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 현재로서는 토지임대부 분양이 가능한 노른자위 땅이 많지 않지만, 세곡·내곡동 등 강남권 그린벨트가 추가 해제될 경우 토지임대부 분양 카드가 도심 공급확대의 유효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15일 국토부·기획재정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 등 주택정책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주택공급확대 실무기획단 1차회의'에서 "지난 7·10대책에서 제시했던 도심 고밀개발, 유휴부지 활용, 공공관리 재건축·재개발 등 다섯 가지 방안에 대한 논의와 함께 도시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 부동산 비공개 당정 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것까지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 범정부적으로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당정이 모두 그린벨트 해제 검토를 공식 인정한 것이어서 향후 발표될 공급대책에 그린벨트 해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 수서역 인근 등 강남권 그린벨트가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149.13㎢로, 강남권에선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 순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2012년 이후 사라진 토지임대부 분양을 8년만에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토지임대부 분양을 시유지에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최근 본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분양을 받은 사람은 시세 대비 '반 값'으로 분양을 받되, 대신 국가가 땅 소유자이기 때문에 매달 국가에게 일정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토지임대부 분양은 앞서 이명박 정부 때 시행된 제도다. 지난 2011~2012년 그린벨트 해제지역인 자곡동(강남 브리즈힐)과 세곡동(서초 LH5단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이 이뤄졌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2억원 초반대로 당시 주변 분양가의 '반 값', 시세 대비 '반의 반 값' 수준이었다. 대신 분양을 받은 사람은 월 약 38만원 가량의 임대료(강남 브리즈힐 전용 84㎡ 기준)를 납부하고 있다.
다만 건물만 분양받은 단지임에도 서울 핵심 요지에 저렴한 임대료만 내면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세(강남 브리즈힐 전용 75㎡는 9억3000만원)는 높게 형성되면서 로또 분양 논란이 제기된다. 이에 서울시는 주택법을 개정해 전매제한 기간을 현재 5년에서 10~20년으로 늘리고, 임대료를 조성원가에서 현행 시세로 바꾸는 보완장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보완장치가 있을 경우 공공택지에 대한 로또 분양을 차단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시유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성동구치소, 동부도로사업소 등 시유지에 우선 적용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의지는 강력하지만 국토부에선 아직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원 기자 / 나현준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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